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이 2일 공식 취임했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KB국민카드 이동철號(호)가 닻을 올렸다. 이동철 KB국민카드 신임 대표는 2일 공식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업황 악화로 실적이 뒷걸음질을 치고 있는 가운데 투입된 만큼 그의 어깨는 무겁다.

◇ 무술년 새해 … 업황 악화로 실적 전망 '암울' 

“현재 카드 시장은 기존 핵심 가치가 하루 아침에 소멸되는 ‘역량파괴적 변화’에 직면해 있다.”  
지난 2일 이동철 KB국민카드 신임 대표가 취임사를 통해 한 말이다. 이는 카드업계의 급변하는 시장 상황과 업황 악화를 빗대어 한 말로 풀이된다.

카드업계는 혹한기를 맞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가 지속적으로 인하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급결제 시장의 경쟁 심화, 법정 최고금리 인하,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악재까지 겹쳐 수익 창출 구조에 빨간불이 켜진지 오래다. 여기에 금리 인상세에 따른 리스크 관리 문제도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KB국민카드도 불황의 여파를 피하진 못했다. 전업계 카드사 순이익 규모 3위권인 KB국민카드는 지난해부터 실적이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KB국민카드의 2016년 순이익은 3,171억원으로 전년보다 11% 급감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2,339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줄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투입된 만큼 시급한 과제는 수익성 확보 전략이다. 이동철 사장은 취임사에서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디지털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업계에선 우선 그가 글로벌 사업 확대와 인수합병(M&A)를 통해 활로를 찾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 M&A 전문가 역량 발휘할까

이 사장은 M&A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전략통으로 평가되는 인사다. 이 사장은 2000년 국민·주택은행 합병작업, 2003년 인도네시아 뱅크인터내셔널인도네시아(BII) 인수, 2006년 외환은행 인수 추진 당시에 실무자로 참여했다. 또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 인수 과정에서도 실무를 맡은 바 있어 공격적인 M&A 행보가 기대되고 있다.

이같은 수익성 확보 전략 외에도 또 한가지 숙제도 있다. 노사 갈등 문제다. KB국민카드 노사는 지난해부터 치열한 공방을 이어왔다. 지난달 신입사원 38명이 사측을 상대로 삭감된 임금을 돌려달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히면서 관계는 더욱 냉각됐다. 노조는 사장 교체 소식에도 썩 달가운 반응을 보내지 않았다. KB국민카드 노조는 내정 소식이 전해지자 성명서를 내고 반대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카드업계에선 수익성 악화로 감원 한파가 몰아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KB국민카드는 희망퇴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이에 노조와의 원활한 대화 관계를 만드는 것도 주요 숙제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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