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이번엔 픽업트럭으로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 공략에 나선다. <쌍용차 제공>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SUV와 트럭이 섞인 ‘픽업트럭’은 전형적인 ‘미국차’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픽업트럭이 무척 자주 등장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달랐다. 픽업트럭이나 해치백 같은 차종이 그리 인기를 얻지 못했다. 사회·문화적 차이가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이 같은 차이는 점점 좁혀지고 있다. 겉모습보단 실용성을 추구하는 사람들, 캠핑 등 다양한 레저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의 욕구는 다양하고, 개성이 뚜렷해졌다.

◇ 렉스턴 스포츠, 국내 픽업트럭 시장 성장 이끌까

한때 큰 위기에 빠졌던 쌍용자동차는 이러한 변화가 반갑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의 사회·문화적 변화와 함께 SUV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쌍용차는 SUV 전문기업이며, 지난해 플래그십 세단 체어맨이 단종돼 이제 모든 라인업을 SUV로만 채우고 있는 곳이다.

기나긴 침체기에 빠졌던 쌍용차를 부활시킨 것은 티볼리였다. 티볼리가 출시될 당시만 해도 국내 소형SUV 시장의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티볼리보다 앞서 출시된 차량들은 있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티볼리는 출시와 함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연간 판매실적 5만대는 가뿐히 넘기는 ‘효자’가 됐다.

이렇듯 티볼리, 그리고 쌍용차는 국내 소형SUV 시장의 선도자 역할을 했다. 국내 자동차업계 ‘맏형’ 격인 현대·기아자동차는 뒤늦게 지난해 소형SUV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티볼리는 경쟁 모델이 등장한 이후에도 견고한 판매실적을 이어가며 소형SUV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번엔 픽업트럭이다. 쌍용차는 9일 렉스턴 스포츠를 공식 출시했다. 지난해 선보인 프리미엄 SUV G4 렉스턴의 픽업트럭 버전이다.

현재 국내에서 픽업트럭 모델을 선보이고 있는 곳은 쌍용차가 유일하다. 코란도 스포츠에 이어 이번에 렉스턴 스포츠까지 라인업을 늘리게 됐다. 이는 과거에도 마찬가지였다. 국산 픽업트럭은 무쏘 스포츠, 액티언 스포츠, 코란도 스포츠로 계보가 이어졌다.

렉스턴 스포츠의 출시는 한층 다양해진 국내 소비자들의 욕구를 파고들 여지가 충분하다. 국내에도 다양한 레저활동을 즐기는 인구가 크게 늘었다. 그들에게 힘 좋고, 많은 짐을 실을 수 있으며,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렉스턴 스포츠의 존재는 꽤나 매력적이다. 더욱이 기존의 코란도 스포츠에 비해 한층 덩치가 크고, 외관도 고급스럽다. 수입 픽업트럭과 비교하면 가격 부담은 덜하다.

아울러 렉스턴 스포츠는 쌍용차의 ‘SUV 전문기업’ 이미지를 더욱 강화시켜줄 전망이다. 아울러 사회·문화적 변화에 기여해 결과적으로 SUV시장의 더 큰 성장이라는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티볼리는 실용과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에 적절히 발맞추며 국내 자동차시장의 지형을 바꿔놓았다. 렉스턴 스포츠 역시 또 다른 위치에서 변화의 선봉장 역할을 하게될 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