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19 16:27
빈익빈부익부 통신시장… 엇갈리는 업계 행보
빈익빈부익부 통신시장… 엇갈리는 업계 행보
  • 최수진 기자
  • 승인 2018.01.1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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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인하의 여파로 알뜰폰 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무제한 요금제 출시를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통신3사는 무제한 요금제의 고객 유치를 위해 혜택을 강화하고 요금제를 인하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빈익빈 부익부.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부자일수록 더 부자가 된다는 말이다. 최근의 통신시장에 어울리는 말이기도 하다. 통신비 인하 여파로 알뜰폰 업계가 위기에 몰리면서부터 알뜰폰의 ‘빈익빈’, 통신3사의 ‘부익부’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무제한 요금제를 줄줄이 포기하고 있는 알뜰폰과는 달리 통신3사는 혜택을 강화하는 등 무제한 요금제 유치에 적극적인 모양새다.

◇ 여력 없어 무제한 요금제 못하는 ‘알뜰폰’

알뜰폰 업체들이 무제한 요금제를 포기하고 있다. 무제한 요금제는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알뜰폰 가입자 700만 달성에 일조한 상품을 포기한다는 것은 그만큼 업계의 상황이 열악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CJ헬로는 올해부터 ‘10GB 33요금제’를 출시하지 않는다. 월요금 3만3,000원에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고가요금제로, 지난해 내내 큰 인기를 얻었지만 더 이상 출시하지 않는다.

에스원 안심모바일은 요금을 상향했다. ‘안심 USIM 데이터 10+K’ 요금제를 월 기본료 5만490원으로 변경했다. 지난해까지는 3만2,890원에 가입자를 받았던 요금제다. 당시 CJ헬로 요금제보다 110원 더 저렴하다는 것이 알려지며 많은 가입자를 모은 바 있다. 그러나 기존 요금을 지속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며 상향한 것으로 풀이된다. 요금제가 오른 만큼 알뜰폰으로서의 경쟁력은 낮아진 셈이다.

이 같은 추세는 망 도매대가의 여파로 풀이된다. 도매대가는 알뜰폰 사업자가 통신3사에 지급하는 ‘주파수값’이다. 알뜰폰 사업자는 통신사의 주파수를 빌려 사업을 영위하기 때문에 매년 통신사에 망 도매대가를 지급한다.

도매대가는 매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시장지배적 사업자 SK텔레콤의 협상으로 갱신되며, 지난해 11월 합의된 LTE 도매대가는 전년 대비 7.2% 인하됐다. 당초 알뜰폰협회가 요구했던 ‘인하율 10%’에 미치지 못한 수치다. 최소 ‘10%’는 낮아져야 경쟁력있는 요금제를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 알뜰폰의 입장이다. 결국 여력이 없는 알뜰폰 업체들이 무제한 요금제를 포기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심지어 이마저도 업계 점유율이 높은 곳만 해당되는 문제다. 업계 1위인 CJ헬로, 통신3사 자회사 등이 아닌 이상 고객에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제공하는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중소업체들은 무제한 요금제를 시장에 내보지도 못한 채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 통신사, 무제한 요금제 혜택 강화… 할인까지

반면 통신3사의 입장은 다르다. 무제한 요금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본적인 데이터 제공량에서부터 알뜰폰과의 차이가 생긴다.

실제 KT의 데이터선택 87.8요금제(월 87,890원)는 기본 데이터 20GB 소진 이후 매일 2GB가 제공되며, 2GB 소진 시에도 3Mbps 속도로 데이터를 계속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의 ‘T시그니처 Classic’은 월 20GB에 추가로 매일 2GB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의 ‘데이터 스페셜 C 요금제’는 지난해까지 매월 30GB에 매일 3GB의 데이터를 제공한 바 있다. 알뜰폰의 무제한 요금제가 기본 10GB대의 기본량을 제공하는 것보다 2~3배 많은 셈이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혜택까지 강화했다. KT는 8만원대 무제한 요금제와 10만원대 무제한 요금제 가입 고객에게 미디어팩과 스마트워치,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 요금제 혜택을 추가로 제공한다.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면 특정 상품들을 더 할인해주는 식이다. SK텔레콤은 VIP·골드 멤버십의 혜택을 확대한다. 해당 멤버십은 월정액 7만5,900원 이상의 무제한 요금제 이용 고객에게 부여되는 등급인 만큼 무제한 요금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다. LG유플러스는 요금제 자체를 개편했다. ‘데이터 스페셜C 요금제’에 대해 매월 40GB의 데이터를 제공, 이를 소진하면 매일 4GB를 추가 제공한다. 통신3사의 동일 요금제 수준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가 제공된다.

문제는 시장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기존에도 통신3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가 제공하는 이동전화 가입자 점유율 현황에 따르면 통신3사의 점유율은 88% 이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알뜰폰이 더 이상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지 못한다면 통신사의 점유율은 더 증가할 수 있다. 알뜰폰과 통신사의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통신사의 공격적인 행보가 계속될수록 알뜰폰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