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올해도 공격 경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해 실적과 재무구조에 모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조정되는 굴욕을 맛봤던 롯데칠성음료. 과연 흔들린 위상을 회복할지에 이목이 쏠린다.

◇ 재상장 후 주가 '지지부진'… 사업 경쟁력 약화 우려  

롯데칠성음료는 식음료 업계의 대표적인 ‘대장주’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위세가 예전만 못한 편이다.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 개편에 따라 인적 분할 후 지난해 10월 30일 재상장 된 후 기세가 주춤하다. 135만1,000원의 시초가로 첫발을 뗀 롯데칠성음료의 주가는 11월 줄곧 내리막길을 걸으며 122만원까지 떨어졌다가 12월 중반 들어서야 130만원대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주가가 약세를 보여온 데는 실적 부진과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적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작년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65억4,0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2%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683억5,000만원으로 4.1% 늘었고 당기순손실은 2,28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실적 악화의 배경에는 맥주 부문의 부진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에는 신제품 맥주를 출시하면서 마케팅 비용 지출까지 대폭 늘리며 손실이 더 커졌다.

차입금 확대도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맥주 공장 신설 등으로 투자 규모가 확대되면서 롯데칠성음료 차입금 규모는 2013년 6,960억원, 2014년 9,918억원, 2015년 1조1,423억원, 2016년 1조4,237억원, 지난해 3분기 말 1조4,635억원으로 증가해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롯데칠성음료의 초우량 신용등급도 흔들리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말 롯데칠성음료는 신용등급을 일제히 조정하고 나섰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13일 롯데칠성음료 무보증 사채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으로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한국기업평가가 롯데칠성음료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당시 전지훈 한신평 연구원은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맥주사업 진출로 이익변동성이 증가한 가운데, 최근 증설이 이루어진 맥주부문의 적자가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저하됐다”고 평가했다. 또 “맥주공장 증설 등 투자로 인한 자금유출과 투자부문 분할로 재무부담이 늘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높아진 업계 경쟁과 둔화된 성장세를 감안할 때, 현 등급에 준하는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실적 악화ㆍ신용도 리스크 우려 '여전' 

이에 최근 회사채 발행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롯데칠성음료는 수요예측 흥행으로 한시름을 덜었다. 지난 9일 3년 만기 1,500억원, 5년 만기 500억원 등 총 2,0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 롯데칠성음료는 오버부킹(초과예약)을 기록했다. 모집규모 대비 두 배 넘는 주문이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연초 자금 집행이 몰리는 시기에 맞춰 발 빠르게 수요예측에 나선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주식 시장의 반응은 아직 뜨뜻미지근하다. 회사채 시장에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은 것과 달리, 주가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5일에는 전 거래일과 동일한 133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투심 회복을 위해서는 실적 개선에 대한 성과가 이어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롯데칠성음료는 정체된 사업의 체질개선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해 말에는 국내 생수브랜드를 인수해 생수사업을 강화했다. 또 글보벌 시장 확대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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