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특수 분유’ 시장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의약품 연구를 통해 축적된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제품 생산에 뛰어들고 있다. 제약사들이 의약품 외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는 화장품과 영양식(치료식), 특수 분유 시장이다. 규제산업인 의약품만으로 실적 성장이 어려운 제약업계가 새로운 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 ‘특수 분유’ ‘영양식’ 사업에 뛰어든 제약사들

제약사들이 ‘특수 분유’ 시장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특수 의료 용도 식품’에 속하는 특수 분유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일반 분유와 달리 임상시험 등을 거쳐야 한다. 한독은 2013년부터 네덜란드 식품회사 ‘뉴트리시아’와 파트너십을 맺고 100% 아미노산 분유 ‘네오케이트’, 성장 강화 분유 ‘인파트리니’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녹십자도 2012년 프랑스 분유 전문 제약사 ‘유나이티드 파머슈티컬’과 제휴, 일찌감치 맞춤형 분유 ‘노발락(Novalac)’을 국내에 들여왔다. 특수 의료 용도 식품으로 등록돼 있는 노발락은 일반 분유인 ‘노발락 스테이지1·2’와 묽은 변을 보는 아기를 위한 ‘노발락AD’, 배앓이를 하는 아기를 위한 ‘노발락AC’, 자주 토하는 아기를 위한 ‘노발락AR’, 단단한 변을 보는 아기를 위한 ‘노발락IT’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수 분유와 마찬가지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영양식 사업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달 4일 맞춤형 영양식 ‘이로밀’을 발매한 동아제약은 지난해 5월 연세우유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환자식을 공동 개발해왔다. 이로밀은 일반 환자들을 위한 균형영양식 2종, 당 조절에 도움을 주는 당뇨식, 장을 편안하게 해주는 식이섬유, 외상환자 및 수술환자를 위한 고단백 총 5종으로 구성됐다.

JW중외제약은 ‘JW안심푸드’를 론칭, 일본 키세이 헬스케어에서 저염·저단백 식단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JW안심푸드는 저단백 즉석밥, 짠맛을 유지하면서 나트륨·칼륨을 낮춘 저염간장, 단백질이 없는 에너지 보급용 파우더 등의 상품으로 구성됐다. JW중외제약은 연내 오목밥, 카레 등 덮밥류와 콘스프와 크림스튜 등 간식류, 반찬 등 8종의 신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도 매일유업과 2007년 의료영양전문회사 ‘엠디웰’을 설립, 메디컬 푸드 회사로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엠디웰은 간단하게 섭취할 수 있는 캔 형태로 당뇨환자 전용 당뇨식·식이섬유를 강화한 메디웰 화이바 등과, 멸균된 1회용 백으로 포장해 튜브로 공급하는 환자식 메디웰 RTH 5종 등 환자영양식은 물론 소아용 영양식 페디아파우더, 체중조절 간식 닥터슬림S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의약품 허가를 받아야 하는 치료식 시장도 제약사들이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치료식은 전문의약품처럼 의사의 처방을 통해 복용한다는 점에서 건강기능식품과 차이가 있다. 용법·용량대로 처방하면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국내 제약사가 판매하는 치료식은 JW중외제약의 ‘엔커버’와 영진약품의 ‘하모닐란’ 등이 대표적이다.

◇ 제약업계, 기능성화장품 시장서 ‘두각’

화장품 시장에 뛰어드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늘고 있다. 코스메슈티컬 시장은 검증된 성분과 안정성이 확인된 만큼 소비자들의 신뢰를 토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상처 치료 연고 ‘마데카솔’의 주성분인 센텔라아시아티카를 활용해 ‘마데카그림’을 출시했다.

종근당이 출시한 ‘비타브리드’는 비타민C 성분을 피부 속에 12시간까지 지속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화장품에 적용한 제품이다. 동화약품은 바이오벤처 강스템바이오텍과 손잡고 줄기세포 화장품 브랜드 ‘배네스템’을, 보령제약은 미백 기능성 화장품 ‘트란시노 화이트닝 에센스 EX’를 출시했다.

일동제약 역시 지난해 유산균 발효물을 함유한 기능성 마스크 제품 ‘퍼스트랩 프로바이오틱 마스크’를 출시, 코스메슈티컬 시장 선점에 나섰다. 대웅제약이 2016년 론칭한 이지듀는 지난해 판매 기준 롯데홈쇼핑 뷰티 카테고리에서 크림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5월 사내 미래전략실의 뷰티신사업팀을 독립, 자회사 ‘유한필리아’를 설립한 상태다.

치료용 전문의약품 등을 제조하는 대우제약의 코스메틱 브랜드 ‘이스키아’도 매장 확장에 나서며 더욱 많은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피부조성물 관련 특허도 화장품 업체보다 제약·바이오업체들이 더 많이 취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한미약품과 휴온스, 휴메딕스, 신일제약 등 7개 제약·바이오업체들이 탈모방지제와 미백 및 주름개선 등에서 10종의 기능성화장품 특허를 취득했다. 반면 화장품 업체들은 화장품 연구·개발(R&D) 기업인 엠앤씨생명과학 등 2개 업체가 5건의 특허를 취득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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