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산업은행 자회사인 KDB생명이 바람잘날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대주주로부터 겨우 유상증자 지원을 이끌어내면서 한숨을 돌리나 했더니 최근에는 ‘부당인사 논란’으로 홍역을 겪고 있다.

◇ 대주주 지원으로 자본확충 '숨통'

KDB생명은 지난달 3,66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사실상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드디어 자금 수혈을 결정한 것이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이 제출한 5,000억대 유상증자 계획안을 한 차례 반려한 뒤, 추가 자구안을 받아본 뒤에야 지원 결정을 내렸다.

KDB생명의 희망안은 3,000억원을 먼저 증자하고 2,000억원을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내용이었다. 희망퇴직과 점포 통폐합 등을 통한 고강도 구조조정을 한 바 있는 KDB생명은 직원들의 우리사주 매입과 임금동결 카드를 추가로 제시한 끝에 겨우 지원 결정을 이끌어냈다. 이달 말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KDB생명은 급한불을 끌 수 있게 된다. KDB생명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은 이번 유상증자로 116%에서 160%대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급한 불을 끄는 것일 뿐, 앞길은 구만리다. 유상증자를 한다고 하더라도 당국의 권고치(150%)를 소폭 웃도는 수준인데다 악화된 수익성 지표와 신용등급 하락 우려를 감안하면 안심하기 어렵다. 더욱이 최근 노사 갈등과 ‘부당인사 논란’이 수면 위로 부각되면서 기업 신인도 회복에 난항을 겪고 있다.

◇ 노조 갈등 증폭… 신인도 회복 '앞길 구만리' 

노조는 회사가 부당한 인사를 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해 희망퇴직 과정에서 퇴직한 임원이 지난달 다시 영업본부장으로 영입한 것이 논란의 대상이 됐다.

KDB생명 노조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실패로 퇴직한 임원이 몇 달 만에 영업본부장으로 선임된 것은 회전문식 인사 농단”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주주와 외부 컨설팅사인 SIG파트너스가 경영과 인사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을 함께 제기했다.

KDB생명은 그간 외부 컨설팅업체인 SIG파트너스의 경영진단을 받아왔다. 이같은 경영 진단을 토대로 인원감축과 점포 통폐합이 실시된 바 있다 지난해 8월에는 희망퇴직으로 230여명의 임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KDB생명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KDB생명 측은 입장 자료를 통해 “SIG파트너스는 계약한 단순 컨설팅 업체”라며 “노조 측에서 주장하는 구조조정 및 인사권에 대한 간섭 등은 없었다”고 밝혔다.

‘회전문 인사’ 논란과 대해서는 “적법한 인사 절차를 준수했다”며 “대표이사 승인 및 인사부서 품의 하에 진행된 일이었다. 적임자 물색과정에서 과거 희망퇴직한 전임 영업본부장을 재계약을 했다. 선임 과정상 산업은행이 그 배후에 있었다는 의견에도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임금·단체협상과 구조조정 및 부당 인사에 대한 개입했다는 주장도 사사실이 아니다”라며 “노조에 관련 근거를 요구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KDB생명은 실적 부진과 건전성 악화로 수년째 수렁에서 빠져나오고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사장 교체 전망까지 흘러나와 내부 분위기는 더욱 뒤숭숭해지고 있다.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던 안양수 KDB생명 사장은 임기 만료와 함께 퇴진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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