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후 두 번째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여론조사는 문 대통령의 대표적 지지기반인 20대와 30대의 지지율이 하락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리얼미터 제공>

[시사위크=은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후 두 번째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여론조사는 문 대통령의 대표적 지지기반인 20대와 30대의 지지율이 하락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젊은 층 사이에서 논란이 돼왔던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과 가상통화(암호화폐) 대책 관련 정부의 혼선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리얼미터가 22일 발표한 15일~19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2509명을 대상으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 ±2.0%p)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4.6%p 내린 66.0%(매우 잘함 42.7%, 잘하는 편 23.3%)를 기록, 2주 연속 하락했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5.5%p 오른 29.3%(매우 잘못함 17.7%, 잘못하는 편 11.6%)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30대(▼9.9%p, 83.0%→73.1%, 부정평가 22.0%), 40대(▼5.9%p, 84.1%→78.2%, 부정평가 19.2%), 60대 이상(▼5.0%p, 56.8%→51.8%, 부정평가 40.0%), 50대(▼1.6%p, 62.1%→60.5%, 부정평가 35.3%) 순으로 하락했다. 30대 연령층에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이 같은 수치는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던 작년 9월 3주차 주간집계(긍정평가 65.6%, 부정평가 29.4%) 다음으로 가장 낮다. 당시와 비교하면,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20대(작년 9월 3주 76.5%, 1월 3주 71.2%)와 30대(80.4%, 73.1%) 청년층의 지지율이 특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연령별로 보면 40대(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가 78.2%로 가장 높다. 원래는 20대 30대가 80% 넘는 수치를 가지면서 문 대통령 지지를 견인해 왔었는데 20~30대가 좀 많이 빠진 것은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지지율 흐름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과 가상통화에 대한 정부 대책이 혼선을 빚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당장 해당 이슈에 대해 대정부 공세를 강화한 야당의 지지율은 일제히 올랐다. 자유한국당은 18.1%로 1.2%p 상승했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3.3%p 하락한 48.3%로 나타났다. 6주 만에 40%대로 떨어진 수치다. 국민의당 역시 0.8%p 오른 5.9%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바른정당 또한 0.4%p 오른 5.7%로 다시 상승세를 나타냈다.

남북 단일팀과 가상통화 이슈에 세대별 반응이 갈리는 것은 젊은 층이 ‘공정’이라는 가치에 예민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직전 북측 선수들이 남측 팀에 ‘투입’되는 형식으로 경기를 치르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내부 정보를 활용해 가상통화 투자 차익을 올렸다는 금감원 직원 논란도 영향을 미쳤다.

청와대는 이처럼 2030의 반응이 수치로 나타나자 “취업절벽과 청년실업에 내몰린 2030세대가 절박한 상황에서 공정이라는 키워드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굉장히 중요하고 반성해야 할 문제”라는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20~30대 젊은 층은 사안마다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된 계기가 됐다. 새로운 현상”이라며 “이런 경험이 향후 세밀한 정책을 결정하는 데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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