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는 한편 업계에서는 여전히 높은 영향력을 건재하고 있어서다. 사진은 팀 쿡 애플 CEO.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애플에 대한 평가가 양극단으로 나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는 한편 업계에서는 여전히 높은 영향력을 건재하고 있어서다. 소비자 사이에서는 과도하게 높은 가격 정책과 오만한 태도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여전히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선정되고 있다. 

◇ 업계선 여전히 ‘독보적’ 위치… 부품사 주가 좌우하는 애플 파워

업계에서는 여전히 건재하다. 최근 미국 경제매체 포천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2018’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애플이 받은 기업 점수는 8.53점으로 11년 연속 왕좌를 지키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아마존은 7.59점을 받아 2위를 기록했지만 8점을 넘기지 못했다. 이 같은 결과는 애플이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것을 의미한다.

조사에는 글로벌 기업 임원, 애널리스트 등 3,900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혁신 △인사 관리 △자산 활용 △사회적 책임 △품질 관리 △제품 및 서비스 △글로벌 경쟁력 등의 항목을 나눠 평가했다. 애플은 독보적인 성적을 내고 있는 셈이다.

애플은 미국 경제매체 포천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2018’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애플의 영향력은 애플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부품 제조사의 주가까지 좌우할 정도다. 국내에서는 LG이노텍, 등이 해당된다. LG이노텍은 애플에 듀얼카메라 모듈, 3D 센싱 모듈 등을 공급하고 있는 제조사다. 미래에셋대우는 24일 LG이노텍의 목표주가를 21만원에서 18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아이폰X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을 반영한 분석이다. 24일 현재 LG이노텍의 주가는 12만7,000원까지 하락한 상태다.

대만 KGI증권은 지난 21일 아이폰X의 조기단종을 전망했다. 아울러 1분기 출하량은 최대 3,000만대 예상보다 낮은 1,80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아이폰X에 OLED 디스플레이를 독점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하이투자증권 정원석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출하량을 지난해 4분기 추정치 4,900만대에서 올 1분기 3,400만대로 낮췄다. 애플 아이폰X 판매 실적에 영향을 받아서다.

◇ 소비자 외면 받는 ‘아이폰’… 콧대 꺾기 시작한 애플

소비자 입장에서는 애플의 상황이 다르다. 최근 사전 고지 없이 아이폰의 성능을 낮춘 ‘배터리 게이트’ 사건을 시작으로 애플에 대한 소비자의 반감은 지속 확대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화를 부추긴 것은 애플의 태도였다. 애플은 전 세계 고객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며 분노를 키웠지만 책임을 회피하고 고압적인 자세를 유지해서다.

이후 1조원대 집단 소송이 이어지고 주가가 하락하자 보상안을 제시했지만 소비자의 신뢰를 잃은 뒤였다.

최근 사전 고지 없이 아이폰의 성능을 낮춘 ‘배터리 게이트’ 사건을 시작으로 애플에 대한 소비자의 반감은 지속 확대됐다. 특히 출시 전부터 고가 정책으로 논란이 된 아이폰X는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 조기단종설도 제기됐다.

초고가 전략도 ‘아이폰X’를 통해 문제가 되고 있다. 애플은 경쟁사보다 더 많은 마진을 남기는 전략으로 라인업에 비해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하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은 전 세계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영업이익 중 과반 이상을 가져갔다. ‘아이폰X’ 역시 이 같은 초고가 전략이다. 그러나 판매는 부진한 상황이다. 충성도 높은 고객들이 등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심지어 대만 KGI증권 밍치궈 연구원은 아이폰X가 올 여름 조기 단종할 것으로 전망했다. 누적 출하량 역시 기존 전망치 8,000만대보다 낮춘 6,200만대로 추정했다. 소비자에게 선택받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높은 가격’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상향평준화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과도한 고가 전략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증권 이종욱 연구원은 애플의 아이폰X 판매 부진에 대해 “애플이 소비자들에게 높은 가격만큼의 가치를 전달하는데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아이폰X의 실패로 인해 차기 스마트폰의 출고가를 아이폰X 대비 낮은 수준으로 책정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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