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평창올림픽에 참석하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뉴시스/AP>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5일(현지시각) 미 공군 2호기 편으로 미국을 출국했다. 펜스 부통령은 알레스카를 거쳐 일본을 먼저 방문한 뒤, 평창올림픽 개막식 하루 전인 8일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주목되는 것은 펜스 부통령이 전달하는 미국의 메시지다. 미국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펜스 부통령은 출국 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비공개로 만났다. 평창올림픽 참석에 앞서 메시지를 조율한 것이라는 게 미국 정가의 분석이다.

첫 일정은 7일 일본 방문 및 아베 신조 일본총리와의 회동이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여에 앞서 이 자리를 통해 대북 압박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회동에서 대북 압박과 한미일 연계 강화를 골자로 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음 날인 8일 한국에 도착하면 펜스 부통령은 평택 천안함 추모관을 찾을 예정이다. 북한의 과거 도발을 상기시키면서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상징적 메시지를 던지는 일정이다. 같은 날 열리는 북한의 건군 열병식을 겨냥한 행보로도 해석된다. 특히 펜스 부통령 방한에는 북한에 억류됐다가 석방 후 일주일만에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가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다.

9일에는 서울에서 탈북민들과 만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5명의 탈북민과 서울에서 간담회를 연다. 서울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연락을 받았다는 익명의 탈북민이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연두교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탈북민 지성호 씨를 언급하며 북한 정권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펜스 부통령의 방한일정이 알려지면서 청와대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긴장완화 및 평화무드 조성의 물꼬가 트이기를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북한이 국가수반급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위원장을 대표단장으로 보내면서 기대감도 커졌다. 그러나 미국 측이 강경입장을 견지하면서 현재까지 북미대화 가능성은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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