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가상화폐 가격 증감 추이. < 'barchart' 홈페이지>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하락을 거듭하던 가상화폐 시세가 반등에 성공했다. 6일(현지시각) 열린 미 의회 청문회에서 예상보다 호의적인 발언들이 나왔던 영향으로 분석됐다.

당초 분위기는 밝지 못했다. 청문회 직전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 총재가 비트코인을 “버블과 폰지 사기, 환경 재앙을 섞어 놓은 것”이라고 부르며 가상화폐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카르스텐스 총재는 “중앙은행이 ‘디지털 프론티어’의 경찰 역할을 맡아야 한다”며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청문회에서는 오히려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긍정적 발언들이 다수 제기됐다.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제이 클레이튼 위원장과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가 대표적이다. 클레이튼 위원장은 “거래가 개시된 가상화폐라면 무엇이든 자산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지안카를로 위원장은 “가상화폐에 대한 열광이 무시돼서는 안 된다. 사려 깊고 균형 잡힌 대응이 필요하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물론 소비자 보호와 투기과열 해소도 중요한 이슈로 다뤄졌다. 두 위원장은 모두 “감독당국이 비트코인 시장과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감독할 수 있도록 의회가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클레이튼 위원장은 위원회가 이미 필요한 규제조치들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다만 여기에는 해당 규제조치들이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는 전제가 깔렸으며, 블룸버그는 가상화폐 스타트업계가 청문회 내용에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기관장들이 우호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등 주요 가상화폐 가격들은 지난 24시간 동안 빠르게 상승했다. 지난 6일 5,947달러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 가격은 반나절 만에 7,693달러까지 회복됐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데스크’는 전체 가상화폐 시장의 시가총액이 근 10시간 동안 1,000억달러 가까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정부는 가상화폐 시장을 관리하기 위한 통합조직을 구성할 전망이다. 지안카를로 위원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이 증권거래위원회와 연방준비제도 인사들로 구성된 가상화폐 전담반을 구성하고 있으며, 자신과도 해당 문제에 대해 수차례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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