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변수별 자영업자와 비자영업자의 부도확률 증감을 다룬 한국은행 조사 결과. <표=시사위크>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금리 또는 대출액이 높아질 경우, 자영업 차주가 비자영업자보다 부도 확률이 훨씬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연구실의 정호성 연구위원은 13일 ‘가계대출 부도요인 및 금융업권별 금융취약성’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자는 우선 “한국의 가계부채 수준은 경제규모에 비해 과도한 수준이다”고 우려하는 한편 “2015년 이후 부동산‧임대업을 중심으로 자영업 차주의 대출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7년 6월 말 기준 한국의 총 가계부채는 1,437조원이며 이 중 자영업 차주의 대출은 682조원이다.

연구자는 금리요인(코픽스 금리·대출성격별 가산금리·신용등급별 가산금리)과 대출요인(대출잔액·최근 6개월 대출여부), 차주가 거주하는 지역경제요인(주택가격지수·BSI지수)을 설명변수로 삼아 차주의 부도확률을 추정한 결과 일부 설명변수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금리요인의 변화와 부도확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차주의 대출성격별 가산금리가 1%p 상승한 경우 자영업 차주의 부도확률이 0.127%p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자영업 차주의 부도확률 상승폭 0.0353%p보다 약 3.6배 높은 수치다. 신용등급별 가산금리가 1%p 상승할 때도 자영업 차주와 비자영업 차주의 부도확률은 각각 1.01%p와 0.242%p 올라 큰 차이를 보였다.

대출요인에서도 대출금액(로그함수 적용) 1%p당 자영업·비자영업 차주의 부도확률이 각각 1.10%p와 0.469%p 변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직종의 뚜렷한 부도확률 차이는 금융업계의 기대손실비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17년 6월 기준 자영업 차주에 대한 은행권의 기대손실비율은 0.63%로 비자영업자 차주(0.24%)보다 2.6배 이상 높았다. 저축은행과 신용협동조합 등 은행 외 금융기관에서는 격차가 2.20%와 0.47%로 벌어졌다. 보험회사와 카드회사까지 포함한 전체 금융업계의 자영업자 대 비자영업자 차주에 대한 기대손실비율은 1.47% 대 0.57%로 2.57배 차이가 났다.

연구자는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국내 금리의 상승이 가계대출 부도확률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가계대출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금융업계에 대해선 “여러 업계로부터 중복 차입한 자영업 차주에 대해 신용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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