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부 내 대표적인 대남통이자 강경파로 알려진 김영철의 방남으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엿보인다. <노동신문/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북한에서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 또 한 번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한다. 이번 대표단의 단장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철이다. 북한 군부 내 대표적인 대남통이자 강경파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이기도 하다. 그의 등장으로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는 이유다. 대북제재를 완화시키기 위한 꿍꿍이가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대북 전문가들의 해석은 사뭇 달랐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중 플레이를 경계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우선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했다. 김영철이 통일전선부장을 겸직하고 있는 만큼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회담 개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무엇보다 강경파를 보낸다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대화 의지를 반증한다고 해석했다. 

실제 김영철은 1989년 남북 고위당국자회담 예비접촉 대표단장을 시작으로 2007년 남북 국방장관회담 북측 대표단까지 18년 동안 남북 접촉에 참여해왔다. 문제는 이후다.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 사건을 주도한 배후로 지목됐다. 뿐만 아니다. 연평도 포격,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도발 등 군사도발의 모든 장본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의 방남에 대한 여론의 거부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23일 “대승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차원에서 이해해 달라”는 입장을 전했다. 보도자료를 통해 “상대가 누구이며 과거 행적이 어떤가에 집중하기보다, 어려운 한반도 정세 하에서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실질적인 대화가 가능한 상대인지 여부에 집중하고자 한다”면서 “정부는 김영철 부위원장 방남 수용이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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