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금태섭(오른쪽) 간사가 천안함 피격사건(사망 46명, 부상 6명) 주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김영철에 대한 수사 건에 대해 여야 합의 없는 일방적 회의 소집이라며 반발, 퇴장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북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 부장의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반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발언이 적정 수위를 넘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당은 김 부위원장의 방남을 홀로코스트(Holocaust·유대인 대학살)에 빗대거나 “우리가 오냐오냐 넘어가게 되면 머지않아 6·25도 ‘북침’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가 김영철을 긴급체포해야 한다”는 주장도 현실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한국당 소속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은 23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를 여야 간사 간 합의 없이 위원장 권한으로 소집하고 ‘천안함 폭침 사건 주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김영철에 대한 수사 촉구안’을 상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항의하는 의미로 불참을 통보하고 회의 개의 직후 퇴장했다.

민주당 소속 위원들의 불참으로 법사위 회의장은 한국당의 ‘김영철 성토장’이 됐다.

권성동 위원장은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은 전범”이라며 “이스라엘의 경우 해외에 나가있는 홀로코스트 주범들을 찾아가지고 그 나라 법을 무시하면서까지 납치해서 자기나라 법정에 세워서 역사의 정의와 진실을 묻고 했다. 그렇게 하지는 못할망정 제 발로 대한민국 방문하겠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세계 문명국가 국민들이 봤을 때는 정말 대한민국 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인가 하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권 위원장은 격앙된 목소리로 “법무부에서는 이 김영철이 대한민국 방문할 때 긴급체포 해서 반드시 대한민국 법정에 세워서 세월호 유가족의 눈물을 닦아줘야 될 의무가 있다”고 말실수를 하기도 했다. 그는 직후 “아 천안함, 천안함 유가족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고 정정했다.

한국당 간사인 김진태 의원은 “현 정권은 주사파라 하면 마치 아닌 것처럼 펄쩍 뛴다. 그런데 요새는 굳이 아니라고 대놓고 부인하지도 않는다. 이 사람들이 ‘그래 우리 주사파 맞다, 뭐가 문제냐’ 이렇게 인정하는 날은 청와대에 인공기가 꽂히는 날일 것”이라고 성토했다.

김 의원은 “천안함을 이런 식으로 무시하고 은근슬쩍 넘어가려고 하고, 이걸 우리가 오냐오냐 물에 물탄 듯 넘어가게 되면 이제 머지않아 6·25도 북침이 되는 것”이라면서 “(정부가) ‘6·25를 남침이라고 해서 북한을 자극해서 어떡할 것이냐, 전쟁하자는 얘기냐’ 이러다보면 (6·25가) 공동책임이 되고 그렇게(북침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법사위를 열어 우리가 이걸 터뜨리고 있는 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더 이상 밀리다가는 대한민국 문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 피 끓는 심정으로 외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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