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6일 오후 대구시 중구 반월당네거리 일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무죄 석방 천만인 서명운동본부 회원 2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박 전 대통령 탄핵 무효와 정치보복의 진실을 알리기 위한 태극기집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지난 1일, 삼일절이 99주년을 맞은 가운데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의 도 넘은 행위가 비난을 받고 있다. 이들은 삼일절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더니 급기야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촛불 조형물을 파손하고 불까지 질렀다. 이 과정에서 집회 참가자 2명과 의무경찰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태극기 집회는 어버이연합과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엄마부대, 탄기국(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등 보수진영 시민들을 주축으로 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폭력을 선동한 혐의로 정광용 박사모 회장이 징역형을 선고받았음에도 참가자들의 폭력성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태극기 집회의 위법행위에 대해 엄격한 법적 처벌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416연대 “관련자들 시민 제보 받는 중”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이 파손한 촛불 조형물은 ‘4.16약속국민연대’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시민, 문화예술인과 함께 만든 설치물이다. 현재 이 조형물을 파손한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은 사람은 단 한명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58·여)는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이 넘어뜨린 촛불 조형물을 알루미늄 봉으로 내려쳐 파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한 상태다. 416연대는 더 많은 집회 참가자들이 조형물 등을 파손했다면서 현재 시민들의 제보를 받고 있는 상태다.

416연대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은 촛불 조형물뿐만 아니라 세월호광장에 설치한 전시물도 훼손했다”면서 “이를 함께 만든 시민과 문화예술인들이 조만간 공동대응을 할 방침이다. 현재 경찰에 증거보전신청을 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시민들이 당시 조형물 등을 부수고 불을 붙인 사람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해 제보해주고 있다”면서 “경찰 또한 채증을 통해 관련자들을 파악했을 것이다. 경찰만 적극적인 자세로 수사한다면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원순 서울시장 또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 시장은 SNS을 통해 전날 벌어진 태극기 집회의 촛불 조형물 파손 행위를 지적하며 “평화적인 집회는 당연히 보호돼야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시설을 파괴하고 방화하는 행동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마땅히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7년 1월 16일 ‘엄마부대’ 시위대가 반올림 농성장으로 몰려와 직업병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현수막 6개를 훼손했다. <반올림>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의 도를 넘는 집회 행위는 과거부터 문제로 지적됐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일에도 사진 기자들이 폭행을 당해 논란이 됐다. 이후에도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농성장을 기습해 현수막을 훼손한 혐의로 벌금 70만원을 선고 받기도 했다. 또 지난 2월 5일 이재용 부회장이 석방된 날에도 삼성 직업병 유족들 앞에서 자축 집회를 열며 빈축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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