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북핵폐기추진특위-경제파탄대책특위 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김무성 북핵폐기추진특별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김무성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대여투쟁 선봉에 나서면서 ‘차기 당권을 노리는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해석은 차기 당권에 나설 인물이 없다는 당 중진 의원들의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무성 전 대표는 차기 당권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한국당은 5일, 김무성 전 대표를 당 북핵폐기추진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하고 본격적인 대여투쟁을 선포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북핵폐기추진특위와 경제파탄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을 갖고 본격적인 대여투쟁을 선포했다.

이 자리에서 홍 대표는 “안보파탄 분야는 우리 김무성 전 대표님이 전문가이기 때문에 관련 상임위원회 국회의원들을 다 모시고 적극 대응할 것이고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중소기업, 대기업 경제파탄 문제는 정진석 전 원내대표님께서 전담할 것”이라며 “최소 6월 지방선거 때까지 문재인 정부 국정 운영 양대 파탄인 안보와 경제 분야에 경험이 많은 두 전직 대표님들이 당을 지휘해주실 것을 부탁드렸고 이에 흔쾌히 응해주셨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 역시 대여투쟁 전면에 나선 이유에 대해 “북핵이 얼마나 우리 민족에게 중요한 문제인데, 그 문제를 당에서 맡으라고 하면 맡아야지”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임명장 수여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선 국회 외교통일위, 국방위, 정보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과 군 출신 의원 등 전문가로 특위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 현안에 거리두며 ‘선 긋기’

김무성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바른정당에서 한국당으로 복당한 이후 사실상 ‘백의종군’ 행보를 보였다. 이는 당 안팎에서 김 전 대표를 차기 당권에 나설 수 있는 이른바 '포스트 홍준표’로 보는 시각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는 그동안 당내 현안 문제에 거리를 뒀다. 김 전 대표는 지난달 7일 당내 토론모임인 ‘열린토론 미래’ 정례세미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 역할을 고민 중이냐’는 질문에 “아직은 역할을 얘기할 상황은 아니다. 그냥 구성원 한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라고 선 긋기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5일, 김 전 대표가 당 대여투쟁 전면에 나서면서 또 다시 ‘역할론’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 관계자는 “(김 전 대표가) 지방선거 이전에 ‘홍준표 체제’를 무너뜨릴 조짐이 보일 경우 이른바 김무성계에 해당하는 의원들이 일제히 당직 총사퇴를 선언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다만 김 전 대표는 이날 <시사위크>와 만난 자리에서 “그런 건 전혀 아니다”라며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김무성 역할론’에 대해 고개를 내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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