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자급제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자사 프리미엄폰 최초로 갤럭시S9을 자급제 시장에 공급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폰의 등장에 따라 알뜰폰 활성화까지 기대되는 상황인 만큼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갤럭시S9.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단말기 자급제’가 통신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까. 단말기 자급제는 통신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2012년 시행됐지만 ‘히트 상품’이 없다는 이유에서 흥행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의 갤럭시S9이 자급제 시장에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자급제가 활성화되면 알뜰폰에게도 기회가 돌아가는 만큼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단말기 자급제, 프리미엄폰 등장으로 주목… 통신사 안 거친다

단말기 자급제는 통신사 대리점이나 판매점이 아닌 △제조사 △유통매장 △할인마트 △온라인 쇼핑몰 등 다양한 유통망에서 휴대폰을 구매할 수 있는 제도로, 2012년 5월 부분적으로 도입됐다.

해당 제도는 지난해까지 다소 흥행하지 못했다. 이유는 '히트 상품'이 없어서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스마트폰은 자급제폰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존 자급제폰으로는 주로 중저가 모델만 공급됐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수요가 몰리는 국내 통신 시장 특성상 중저가 제품은 프리미엄 제품 대비 구매율이 낮다. 이 때문에 단말기 자급제에 대한 관심도 적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상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9’이 자급제폰으로 공급되고 있어서다. 갤럭시S9은 삼성전자 프리미엄 모델 중 최초로 자급제폰이 됐다. 이에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구매할 수 있는 ‘자급제’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진행한 갤럭시S9 예약판매에도 소비자의 관심은 높았다. 11번가, 옥션 등 이커머스에서도 지난달 28일 예약 판매를 시작한 바 있다. 다만 통신사 대리점, 판매점 대비 적은 물량 탓에 많은 고객을 유치하지 못했지만 긍정적인 결과를 냈다는 평가다.

향후 애플, LG전자 등 대형 제조사들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지속 자급제폰으로 공급하게 되면 단말기 자급제는 더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역시 하반기 출시할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자급제폰으로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

◇ 알뜰폰도 나선다… ‘맞춤형 요금제’로 고객 유입 기대

제조사가 핵심 모델을 자급제폰으로 공급하게 되자 알뜰폰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특정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어 통신사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원하는 스마트폰을 구매한 뒤 알뜰폰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어 알뜰폰에서도 자급제 활성화를 반기는 상황이다.

기존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자급제 시장에 나오지 않았다. 통신3사를 거쳐야만 사용이 가능했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통신비가 부담스러워도 신제품을 사용하기 위해 통신3사를 선택해야 했다. 실제 지난해 9월 이동통신전문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진행한 ‘통신 가입자 만족도 조사’ 결과 통신3사 평균 요금 만족률은 37% 수준으로 집계됐다. 통신사별로는 △SK텔레콤(35%) △KT(37%) △LG유플러스(39%) 등으로, 대부분의 고객들이 통신 요금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프리미엄폰이 자급제 시장에 지속 공급된다면 고가폰 구매자들도 알뜰폰 등의 저가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에 알뜰폰에서도 기회를 잡기 위해 나서기 시작했다. 알뜰폰 업체인 에넥스텔레콤은 12일 업계 최초로 고객이 직접 설계할 수 있는 요금제를 출시했다. △음성 △문자 △데이터 등을 자유자재로 조합할 수 있는 ‘DIY형(Do It Yourself) 요금제’로, 갤럭시S9가 자급제폰으로 공급되는 시기에 맞춰 120개의 요금제를 출시했다는 입장이다. 에넥스텔레콤은 이번 요금제를 통해 단말기 자급제가 더욱 활성화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알뜰폰 업계 1위인 CJ헬로의 헬로모바일은 유심 요금제를 이달 말까지 할인 판매해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공기계 구매 후 유심만 구매하면 되는 자급제의 특성에 맞춘 전략이다. 알뜰폰 업계도 단말기 자급제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인 만큼 국내에서 단말기 자급제가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