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겸 칼럼니스트

고향도 아니고 살아본 적도 없어서 광주를 모른다. 가끔 들리기도 하지만 언제나 낯설고 생소한 도시 가운데 하나가 광주가 아닌가 싶다. 그런 광주에 무슨 인연이 있는지 몇 년전부터 1년에 한 두 번은 꼭 간다. 한 두달 전에 갔을 때 우연히 만난 도시숲길인 푸른 길이 지나는 동구 지산동, 산수동, 계림동, 동명동, 서남동 일대에서 ‘통통마을’이라는 간판을 만난다.

통통마을이란 소통하고 하나가 되자는 취지로 ‘모으다’는 의미의 영어 단어 ‘Tong’과 ‘통하다’는 뜻의 한자 통(通)을 조합해서 만든 이름이라고 한다. 이름대로 마을 주민들이 끈끈한 이웃이 되어 소소하지만 소중한 경험을 공유하여 행복한 에피소드와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공동체라는 뜻인 듯 싶다. 한동안 이 통통마을의 이야기를 담은 타블로이드판 마을신문까지 만들어져 회당 만부를 발행한 적도 있다고 하니 참으로 대단하다.

통통마을신문을 만들었던 사단법인 우리문화예술원 김태훈 대표는 지난 10여년간 공동화가 심각해진 광주의 구도심에서 통통문화마을의 공동체문화 활성화에 매진했다. 그 일환으로 법인의 건물 1층을 지역의 공유공간으로 ‘문화공간 뜨락’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문화행사 및 모임 교육 사랑방의 역할을 지속 발전시키고 있다.

뜨락은 ‘놂-삶-사람은 하나다’라는 기치 아래 문화놀이터를 자처하며 일상적 찻자리 만남과 즉석에서 깜짝 음악회 등이 벌어지는 곳이다.

뜨락은 ‘놂-삶-사람은 하나다’라는 기치 아래 문화놀이터를 자처하며 일상적 찻자리 만남과 즉석에서 깜짝 음악회 등이 벌어지는 곳이다. 꾸준히 작은 음악회와 장터를 열어오고 있으며 기타연주, 시낭송, 영화상영, 풍물과 난타 등 다양한 문화예술모임이 이어지고 있다. 동네 사랑방 같은 이곳에서 지난 1월에는 김태훈 대표를 포함한 광주의 통기타가수 다섯 남자들의 오인오색 ‘다섯 놂’ 공연이 있었으며 오는 3월 16일부터 4월 8일까지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기획전 ‘노래전시 그림공연 화우연전’을 비롯한 작은 공연들이 매주 아니 매일 열린다.

특히, 16일(금) 저녁 7시에 열리는 오픈 특별 공연은 광주(빛고을)와 대구(달구벌)를 잇는 순수민간차원의 교류의 염원을 담은 행사다. 대구출신의 싱어송라이터 김강주와 정세라 작가의 특별한 퍼포먼스 ‘듀오 화우연’이 그것이다. 화우연(花雨緣)은 김강주가 노래하고 함께 정세라 작가가 그 공연의 느낌을 받아 현장에서 그림을 그리는 ‘노래전시 그림공연’이라는 차별적이고 독창적인 콜라보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화우연(花雨緣)은 김강주가 노래하고 함께 정세라 작가가 그 공연의 느낌을 받아 현장에서 그림을 그리는 ‘노래전시 그림공연’이라는 차별적이고 독창적인 콜라보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통통마을 문화공간 뜨락에서 열리는 이 공연이 어떤 꽃비의 느낌을 전할지 궁금하다. 그리고 그런 꽃비 속에서 어떤 인연을 만나고 맺게 될지 참으로 기대된다. 이번주에도 광주로 발길을 옮겨야 겠다.

※ 경북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싱어송라이터 김강주는 KBS 세상을 잇는 담쟁이 ‘김광석 특집’ 및 위안부 합의 무효를 위한 대구시민대회 초청공연 등도 참여한 바 있다. 조선대학교 미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복합문화공간 삽작골 정세라 대표는 2016 창원 세월호 기억의벽 운영위원으로 2016년 마산삼진미술관 초대개인전, 2017 대구아양아트센타 놀자전 등에 참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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