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각) 유럽연합과 브렉시트 전환기간에 합의했다고 밝힌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브렉시트 장관. <뉴시스/AP>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브렉시트 협상이 더딘 발을 내딛고 있다. 난항을 겪던 일부 이슈들에서 영국이 조금씩 양보한 모양새다.

영국 유력일간지 가디언 외 다수 외신의 19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영국과 유럽연합은 브렉시트 전환기간을 21개월로 설정하기로 합의했다.

영국의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 장관과 유럽연합의 미셸 바르니에 수석대표는 이날 브뤼셀에서 양자가 브렉시트 전환기간을 2020년 말까지로 설정하는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번 주 목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열리는 EU 정상회담에서 이번 합의에 공식 서명할 예정이다.

‘전환기간’은 영국이 브렉시트 후에도 유럽연합의 법 규정을 적용받는 일종의 적응기간을 뜻한다. 해당 기간 동안 영국은 유럽연합 단일시장에 대한 접근권을 유지할 수 있다. 브렉시트 협상이 2019년 3월 29일에 끝날 예정이기 때문에 영국은 이번 합의로 1년 9개월의 여유를 갖게 됐다. 당초 영국이 요구했던 2년보다는 조금 짧은 기간이다.

가장 민감한 이슈인 아일랜드 국경출입제한 문제에 대해서도 진전이 이뤄졌다. 북아일랜드를 유럽연합의 법체계 하에 두자는 유럽연합의 요구를 영국이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의 국경이 폐쇄되는 것을 막자는 뜻에서 ‘방어벽 방안’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선택지다. 전환기간과 아일랜드 국경 문제라는 두 주요 쟁점에서 양자합의가 도출되면서 영국과 유럽연합이 경제적으로도 완전히 분리되는 ‘하드 브렉시트’ 시나리오는 한발짝 멀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다만 아직 경제 분야의 협상은 시작도 하지 못했으며, 전환기간 동안 영국을 찾는 유럽연합 시민의 권리와 같은 미묘한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조율하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브렉시트의 앞날을 쉽사리 재단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BBC는 협상 강경파인 메이 총리가 영국과 북아일랜드를 분리하는 어떤 시도도 거부해왔다는 점을 거론하며 “아직 아일랜드 문제에 대해 합의된 사항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