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진행된 북핵폐기추진특별위원회 2차 전체회의에 홍준표 대표, 김성태 원내대표, 김무성 북핵폐기추진특별위원회 위원장이 함께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2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00일 동안 동료의원들이 힘들어할 정도로 많은 현장에서 국민들과 함께 하고자 했다. 덕분에 우리 의원들이 야당으로서의 체질을 좀 잡아가고 있는 부분에 대해 큰 보람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하지만 같은 날 홍준표 대표를 향한 중진의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는 등 당내 상황은 좋지 않은 모습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몇 개 중요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 중 하나는 ‘우리 준표가 달라졌다’ 프로젝트다.

김 원내대표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한국당이 국민들에게 좀 더 친숙하고 사랑받는 제1야당의 모습이 될 수 있도록 당 이미지 개선을 중시하겠다”며 “예를 들면 ‘준표 때리기 토크쇼’를 통해서 우리 홍 대표의 솔직담백함과 직설적인 입장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어필하고), 홍 대표에 대한 기존의 ‘거칠다’는 인식을 들어내겠다. 6·13 선거에서는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당은 홍 대표의 ‘직설적’인 발언 때문에 내분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홍 대표가 전날(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편안한 지역에서 별다른 당을 위한 노력 없이 선수만 쌓아온 극소수의 중진들 몇몇이 모여 나를 음해하는 것에 분노한다”며 “한줌도 안 되는 그들이 당을 이 지경까지 만들고도 반성하지도 않고 틈만 있으면 연탄가스처럼 비집고 올라와 당을 흔드는 것은 이제 용납하지 않겠다”고 당 중진의원들을 비난한 게 시발점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통령 개헌안 발의가 4일 남짓 남았고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 남북정상회담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제1야당인 한국당의 추진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은 이날 하루에만 경제파탄대책특위·혁신위원회·북핵폐기추진특위를 전부 가동했고 개헌 의원총회도 열었지만, 내용이 분산되면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주영(5선)·나경원·유기준·정우택(4선)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홍 대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너무 독선·독주하고 있어 오히려 갈등이 증폭되고 적전분열을 야기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며 ▲진중한 언행 ▲민주적 당 운영 ▲지지율 상승 대책 제시 ▲인재영입 전력 투구 등을 요구했다.

정 의원은 “홍 대표가 당 대표를 맡은 지 1년이 가까워지고 있는데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을 당을 지켜온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모습은 올바르지 않다”고 했고, 유 의원은 “당직을 임명할 때 (대표와) 가까운 사람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았다. 당 내분과 갈등이 계속되면서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중진의원들은 이날 홍 대표에게 공식 요구한 내용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간담회를 계속 진행하며 중진들의 의견을 모아가겠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우리 충정을 받아들여 홍 대표가 변한다면 당도 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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