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의 역사를 대변하는 SM5가 20주년을 맞았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의 SM5가 약관의 나이에 접어들었다. 잘 나가던 ‘영광의 시절’부터 단종설에 휩싸인 뒤 ‘역주행’에 성공하기까지, 파란만장한 20년을 보낸 SM5다.

SM5가 처음 선보인 것은 1998년 3월. 르노삼성의 전신인 삼성자동차가 처음으로 출시한 모델이었고, 그만큼 많은 주목을 받았다. 출시 첫해 내수시장에서만 4만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내 위기를 맞았다. IMF 외환위기의 여파 속에 삼성자동차가 1999년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다. 결국 삼성자동차는 이듬해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 인수됐다. 이처럼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SM5는 존재감을 잃지 않았다. 2001년 7만대, 2002년 10만대가 넘는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중형세단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르노삼성은 2002년 SM3, 2004년 SM7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장했는데, 이는 SM5의 성공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SM5는 2005년 2세대 모델 출시로 첫 변신에 나섰다. 2세대 모델 역시 성공적이었다. 2005년 6만대, 2007년 7만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이어 2010년엔 3세대 모델까지 출시되며 역사를 쌓아나갔다.

늘 좋은날만 있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1세대와 2세대가 두 번의 전성기였다면, 3세대에 접어들어선 내리막길이 시작됐다. 2010년 7만대를 넘겼던 내수시장 판매실적은 2012년 3만대, 2014년엔 2만대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경쟁차종의 거센 공세와 각종 결함 논란 등이 겹친 결과였다.

SM6가 출시된 2016년엔 급기야 ‘단종설’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SM5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SM6의 신차효과가 떨어지기 시작하자, 오히려 SM5의 판매실적이 증가세를 보였다. 이 같은 ‘역주행’은 르노삼성조차 쉽게 예상하지 못한 현상이었다.

이처럼 파란만장한 20년을 보낸 SM5의 최대 과제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이다. SM5의 역사가 곧 르노삼성의 역사인 만큼, SM5가 옛 위상을 되찾는다면 르노삼성도 다시 예전의 입지를 회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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