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게임부문 매출 10권에 중국업체들의 개발게임 4종이 올랐다.<구글 플레이스토어>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중국 게임업체들의 약진이 심상치 않다. 과거 양산형 게임 대국이란 시선을 받았지만, 어느덧 국내 게임시장에도 이질감 없이 침투한 상태다. 업계에선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통해 빠른 속도로 수준을 올렸다는 해석이다.

2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따르면 이날 기준 매출 10위까지의 모바일 게임 중 중국업체의 개발게임은 4개로 집계됐다. 대략적으로 살펴보면 이펀컴퍼니의 삼국지M과 XD글로벌의 벽람항로, 그리고 국내 게임사의 IP를 활용했지만 개발은 중국 업체가 맡은 라그나로크M, 드래곤네스트M 등이다.

이는 수년 전과 비교하면 꽤 증가한 수치다. 실제 2014년 말까지만 해도 국내 게임시장에서 중국 개발사들의 흥행게임을 찾아보기엔 힘들었다. 하지만 2015년 타 게임사들의 IP를 활용한 ‘뮤:오리진’과 ‘더킹오브파이터즈’가 매출 10위권에 진입했고, 지난해 출시된 음양사, 소녀전선 등은 한때 1~2위를 다퉜다.

한때 중국은 한국의 게임을 수입하는 나라로만 인식됐지만, 어느새 수출국으로 변화한 셈이다

◇ 중국 게임사, 이유 있는 약진

중국 게임사들의 게임개발능력이 증가한 배경으론 우선 ‘현지 당국의 폐쇄적인 게임정책’이 꼽힌다. 해외 게임사가 중국에서 서비스를 하기 위해선 ‘판호’를 받고, 현지 퍼블리셔를 통해 게임을 공급해야 하는 데, 이 같은 방식이 중국 게임사의 경쟁력를 강화시켰다는 것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지 퍼블리셔인 텐센트, 샨다 등이 퍼블리싱 과정에서 막대한 수익과 함께 게임제작 노하우 등을 자연스레 쌓았다”며 “모인 수익으로 게임개발 역량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말 기준 게임부문 매출순위.<게볼루션>

여기에 중국 게임사들은 다수의 개발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큰 경쟁력이다.

이 관계자는 “국내 중소업체들은 30~50명 정도의 개발자들이 붙어 게임을 개발하는 반면, 중국은 300~400명의 개발자를 투입시켜 금방 제작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렌드에 맞춰 빨리 선보이고, 아닌 것 같으면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 하는 식으로 운영한다”며 “모바일 게임의 수명이 6개월에서 1년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중국 텐센트는 펍지주식회사와 글로벌 히트작 '배틀그라운드'의 게임개발 협약을 지난해 11월 말경 맺은 이후 4개월만인 이달 초 글로벌 시장에 모바일버전을 선보였다.

◇ 출구 없는 중소 게임 개발사

중국의 물량공세에 국내 게임사들은 유명 IP 기반의 게임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는 리니지M, 리니지2레볼루션, 검은사막M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인지도 높은 IP가 없는 중소개발사들은 힘겨운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금과 인력이 열악한 소형 게임사는 개발에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며 “퍼블리셔를 맡는 대형 게임사들이 작은 게임사를 인수해 개발을 지원하는 게 추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 게임사들의 물량에 작은 게임사들의 생존은 힘들다”며 “대형사들은 장기 서비스가 가능한 MMORPG 등을 택하는 반면, 소규모 게임사들은 마니아 요소가 강한 인디게임으로 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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