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세단 시장의 판도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왔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16년 봄, 국내 중형세단 시장은 전에 없던 긴장감에 휩싸였다. 그해 1월 르노삼성자동차가 SM6를 전격 출시했고, 이어 4월엔 한국지엠이 신형 말리부를 선보였다.

기존의 국내 중형세단 시장은 현대·기아자동차가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었다. 쏘나타와 K5에 대적할 상대가 없었다. SM5는 예전의 위상을 잃은 지 오래였고, 말리부도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SM6와 신형 말리부의 등장은 중형세단 시장을 거센 파도로 몰아넣었다. SM6와 말리부는 K5를 제치고 쏘나타를 위협했다. 물론 쏘나타가 좀처럼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지만, 택시 수요 등을 고려하면 SM6와 말리부의 선전이 뚜렷했다.

하지만 SM6와 말리부의 반격은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해 3월, 현대차는 쏘나타 뉴라이즈를 출시하며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신형 모델은 아니었으나, 큰 폭의 변화를 주고 상품성도 크게 강화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쏘나타가 다시금 중형세단 시장의 절대강자로 떠오른 반면, SM6와 말리부는 신차효과가 사라지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올해는 K5도 부분변경 모델이 새로 출시되면서 SM6와 말리부는 더욱 입지가 좁아진 모습이다.

이 같은 판도는 숫자를 통해 더욱 뚜렷하게 확인된다. 현대차 쏘나타는 3월까지 매달 5,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이어가며 1분기 1만6,284대의 1분기 누적 판매실적을 기록 중이다. K5도 상승세가 뚜렷한 가운데 1만1,709대의 누적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쏘나타는 1.7%, K5는 39.3% 증가한 수치다.

반면, SM6는 1분기 누적 판매실적이 6,031대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2,277대의 절반 수준이다. 말리부는 한국지엠 사태의 여파로 감소세가 더 컸다. 1분기 누적 판매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6.1% 감소한 3,546대에 불과하다.

현대·기아차를 향한 SM6와 말리부의 거침없는 도전은 이렇게 ‘새드 엔딩’으로 끝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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