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쉐보레 임팔라의 판매실적이 점점 더 가파르게 추락하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478대. 한국지엠 쉐보레 임팔라의 판매실적이다. 그것도 월간 판매실적이 아닌, 올해 1분기 누적 판매실적에 해당한다. 석 달 동안 478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임팔라의 이 같은 1분기 판매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4%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엔 3월에만 400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2015년 알페온을 대신해 국내 출시가 결정된 임팔라는 당시 많은 기대를 받았다. 1958년 미국에서 처음 출시된 이래 오랜 기간 좋은 평가를 받아온 ‘미국 대형 세단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임팔라는 수입방식으로 판매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임팔라의 사전계약 실적은 이러한 관심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한국지엠의 예상치를 2~3배 웃돌면서 물량확보에 비상이 걸릴 정도였다. 출시 첫해 임팔라의 연간 판매실적은 6,913대. 8월에 출시됐고, 물량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점을 감안하면 준수한 편이었다. 알페온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한 수치이기도 했다.

문제는 그 이후다. 물량확보가 난항을 겪으면서 차량을 받기까지 대기기간이 늘어났고, 기다리다 지친 고객들이 하나 둘씩 떠났다. 노조는 수입판매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결국 임팔라를 향한 기대는 사라졌고, 논란만 남았다.

임팔라는 2016년 1만1,341대의 연간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출시 초기 뜨거운 반응이 고스란히 판매실적으로 이어졌다면 연간 2~3만대도 충분히 가능했지만, 이에 미치지 못했다. 또한 물량 정체 현상 속에 신차효과가 사라지자, 월간 판매실적은 급격하게 감소했다.

결국 지난해 임팔라의 연간 판매실적은 3,603대로 크게 떨어졌다. 월 평균 300여대를 판매한 셈이다. 2016년과 지난해 판매실적을 비교하면, 감소세가 70%에 육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판매실적 역시 감소세가 상당하다. 점점 더 가파른 추락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최근 불거진 ‘한국지엠 사태’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2월 군산공장 폐쇄 방침 발표 이후 한국지엠은 급격한 판매 감소를 겪고 있다.

특히 임팔라의 추락은 한국지엠 사태와 관련해 의미하는 바가 크다. 국내 시장의 반응이 상당히 좋은 편이었는데, 결과적으로 국내생산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날개를 달지 못했다.

60년 세월동안 명성을 쌓아온 임팔라. 한국에서만큼은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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