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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방망이 처벌’이 만들어낸 영풍석포제련소 조업정지 사태
‘솜방망이 처벌’이 만들어낸 영풍석포제련소 조업정지 사태
  • 조나리 기자
  • 승인 2018.04.0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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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폐수처리 시설 고장으로 폐수 70여톤을 낙동강으로 흘려보내다 적발된 영풍석포제련소가 시설 가동 48년만에 처음으로 조업정치 처분을 받았다. <(주)영풍 홈페이지 캡처>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영풍은 자연을 생각하고 산업을 선도하는 세계 초일류 친환경 비철금속 기업입니다.”

영풍석포제련소(이하 석포제련소)의 모기업인 (주)영풍 홈페이지에 나오는 회사 소개글 일부다. 자연과 친환경을 강조하는 영풍과 달리 계열사인 석포제련소는 최근 설립 48년 만에 처음으로 조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지난 2월 처리 시설 고장으로 폐수 70여톤을 낙동강으로 흘려보내다 적발됐기 때문이다.

이례적으로 내려진 초강수 조치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석포제련소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 46차례나 행정처분을 받았다. 일수로 따지면 40일에 한 번 꼴이다. 환경단체들이 조업정지가 아닌 폐업을 촉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로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은 영풍 측은 조업정지 조치가 과중하다면서도 겸허히 받아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 20일 조업정지... 석포제련소, 그간 무슨 일?

낙동강 상류에서 아연을 생산하는 석포제련소가 48년 만에 처음으로 조업정지 조치가 내려졌다. 경북도는 지난 5일 “석포제련소가 조업정지 20일 처분에 따라 오는 6월11일~6월30일 가동이 중단 된다”면서 “석포제련소는 사고 수습보다는 중장비를 동원해 흔적을 없애려다 이를 발견한 주민이 신고하면서 들통났다”고 밝혔다.

석포제련소는 지난 2월24일 폐수처리 시설인 펌프고장으로 폐수 70여톤을 낙동강으로 흘려보냈다. 조사 결과 이 폐수는 불소가 환경허용기준치의 9배, 셀레늄이 2배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틀 후인 2월26일에는 불소처리 공정 중 폐수 0.5톤이 공장 내 토양으로 유출되기도 했다.

당시 경북도는 조업정지에 대한 막중한 피해를 주장하는 회사 입장에 따라 과징금 9,000만원을 부과하려다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환경부에서도 조업정지 조치를 강력히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포제련소는 지난해 10월만 해도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으로 조업정지 10일을 받았다가 과징금 6,000만원으로 하향조치가 내려진 바 있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미온적 대처로 일관해 온 당국 또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간 환경부와 경북도는 이번 조치를 제외하고 매번 경고와 개선명령, 과태료, 과징금 등의 처분만 내렸기 때문이다.

영풍제련소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피해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6일 성명을 내고 “이번 행정조치는 석포제련소의 낙동강 오염행위에 대해 처음으로 제대로 된 행정조치”라며 “정부는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이 석포제련소에 의해 오염되는 것을 사실상 방치해 왔다. 이번 사태에 대해 정부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풍은 오늘의 사태에 대해 1,300만 영남인들에게 사죄하고, 이제 그만 낙동강을 떠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면서 “정부 역시 또 다시 영풍의 두루뭉술한 개선책에 놀아나는 우를 범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정제영 부회장이 대구 영풍문고 앞에서 영풍석포제련소의 철수를 촉구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 영풍 “경북도 조치, 책임 통감하지만 후폭풍 걱정돼”

석포제련소는 1970년 10월 제1공장을 시작으로 1974년 2공장, 2015년 5월 3공장을 설립해 아연, 황산 등을 생산하고 있다. 아연 생산량은 연간 36만톤으로 세계 4위, 국내 유통량도 연간 17만톤(34%)이다. 연매출은 1조4,000억원이다. 이번 조치로 관련 산업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 영풍 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석포제련소는 하루 평균 폐수 배출량도 1,400∼1,600톤, 대기 오염물질 발생량도 연간 43만톤에 이른다. 또 지정 폐기물 8종과 일반폐기물 11종을 배출하고 황산, 카드뮴, 염산 등 9종류 유독물을 제조하거나 사용하고 있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석포제련소의 위법행위가 환경오염은 물론 낙동강 인근의 주민들에게도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영풍 측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따로 공식입장을 내진 않았지만, 책임을 통감하고 환경단체나 지역사회의 비판에 대해서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다만 이번 조치로 인해 혹시 모를 안전사고나 경제적 피해에 대해서는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련공정 자체를 중단시킨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갑자기 공장을 멈추면서 발생할 수 있는 가스 폭발 등의 사고 위험이 거론되고 있다”면서 “또한 철강이나 자동차, 해운산업 등 관련 업계의 경제적 피해가 가장 큰 걱정이다. 100% 주문생산이기 때문에 대체 주문 업체를 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영풍 측은 “(조업중단 조치가)부당하다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결정이 됐기 때문에 이에 대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피해들을 최대한 막겠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