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남익우 신임 대표를 맞아 분위기 쇄신에 나섰던 롯데GRS가 적자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사진은 용산구 남영역 인근에 위치한 롯데GRS 본사.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롯데그룹의 프랜차이즈 계열사 롯데GRS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적 개선의 중책을 맡고 6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한 남익우 대표마저 패전투수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남 대표 체제 아래서 영업이익이 또 다시 적자로 돌아서는 등 수익성 악화가 뚜렷한 것. 이런 가운데 7년간 애지중지했던 나뚜루마저 도로 롯데제과에 돌려주게 되면서 자존심에 금이 가게 됐다.

◇ GRS 출신 남익우 등판에도… 기대 빗나간 첫 성적표

롯데GRS가 적자 전환 됐다. 2016년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며 본격적인 턴어라운드가 시작될 것으로 보였지만 결과는 달랐다. 매출은 전년 대비 3% 감소한 1억896억원을 달성하면서 그럭저럭 선방했으나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다. 65억원의 영업흑자는 적자(76억)로 돌아섰으며, 당기순손실 규모는 같은 기간 -61% 성장해 151억으로 불어났다.

이와 관련 롯데GRS 관계자는 “인건비와 임차료 등 고정비용이 130억 가까이 증가한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해외주식 평가액의 가치가 감소한 탓이 컸다”고 설명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연결대상인 해외법인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롯데GRS가 국내 사업에서 거둔 영업실적은 전년보다 84% 감소한 32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손실도 연결기준과 마찬가지로 손실폭이 크게 늘어 311억원의 적자를 남겼다.

이 같은 성적표는 롯데GRS가 분위기 쇄신에 나선 후 받아든 것이라 더욱 뼈아프다. 지난 1월 롯데GRS는 자사 출신인 남익우 대표를 새롭게 맞아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뜻밖이었다. 과거 13년간 롯데GRS에서 마케팅과 영업 업무 등을 섭렵한 경력 덕에 회사를 구해낼 최적의 구원투수라는 그룹 안팎의 기대감은 보기 좋게 빗나간 것이다.

계속된 부진 때문일까. 최근 롯데GRS의 그룹 내 위상에 변화가 생겼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생겼다. 주력 브랜드인 롯데리아와 엔젤리너스, TGI프라이데이스, 크리스피 크림과 함께 동거동락해 온 나뚜루가 GRS의 품을 떠날 준비가 한창이다. 10일 업계와 롯데GRS에 따르면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완제품 형태로 판매되는 나뚜루 아이스크림 사업을 롯데제과로 넘기기 위한 전산 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

◇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지지부진… '나뚜루' 완전히 손 떼나

이와 관련해서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1위인 하겐다즈의 그늘에 가린 나뚜루의 경쟁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제조사인 롯데제과에 유통까지 전담시키려는 전략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1년 롯데GRS를 프랜차이즈 전문 계열사로 육성하겠다는 그룹의 결정에 따라 나뚜루를 넘겨받는 GRS로서는 뚜렷한 성과 없이 7년 만에 브랜드를 반환해야 하는 입장에 놓인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인 ‘나뚜루팝’의 수성 여부도 불투명하다. 한때 200개 매장을 바라보던 나뚜루팝은 경쟁사인 배스킨라빈스에 밀려 매장수가 절반가량 감소한 상황. 2015년 한해에만 120건의 가맹점 계약해지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나뚜루에서만 11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떠안았다. 사정이 이러한 지라 완제품 사업과 함께 나뚜루팝 역시 롯데제과로 넘어갈 것이란 관측이 업계 일각에서 조심스러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GRS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완제품 사업의 주체를 롯데제과로 변경하는 작업만이 진행 중에 있으며, 나뚜루팝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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