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화학과 이수엑사켐의 수상한 거래가 지난해에도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김상법 이수그룹 회장의 ‘개인회사 활용법’이 지난해에도 변함없이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거래’에 대한 지적 역시 꼬리표처럼 계속될 전망이다.

이수엑사켐은 김상범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회사다. 석유화학제품 및 정밀화학제품과 그 부산물의 판매업을 영위하고 있다. 즉, 생산 또는 가공 업체가 아니라 제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유통 또는 상사 업체다.

이수엑사켐이 판매하는 제품의 상당 부분은 이수화학 제품이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매출원가 1,513억원 중 956억원 상당을 이수화학을 통해 매입했다. 매출원가에서 이수화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63%에 달한다. 기타 제반비용도 함께 포함돼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수화학에 대한 실질적인 의존도는 더욱 높다.

이수엑사켐은 이러한 사업구조를 바탕으로 매년 꾸준히 수십억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0억원이었고, 2016년엔 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러한 구조는 내부거래라는 지적에서 자유롭기 힘들다. 이수엑사켐은 제조·가공업체가 아닌 유통·상사업체다. 특별한 기술력이 있거나 설비를 갖춘 곳이 아니며, 사실상 이수화학 영업부서 역할을 한다. 김상범 회장의 사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구조로 볼 수 있다.

이수엑사켐의 문제적 행보는 이 뿐만이 아니다. 이수엑사켐은 지난해 기준, 이수화학에 409억원의 매입채무를 지고 있다. 쉽게 말해 ‘외상값’이 400억원대에 달한다. 2016년 740억원에 달했던 것이 상당부분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작은 규모는 아니다. 또한 이수엑사켐의 차입금 129억6,000만원에 대해 이수화학이 지급보증을 서고 있다.

상장사인 이수화학이 김상범 회장 개인회사를 위해 ‘아낌없이 주는 나무’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는 다른 주주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수화학은 (주)이수가 최대주주로,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총 39.23%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소액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8,444명이며, 46.6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지난해 매출액이 1조원을 넘겼을 정도로 규모가 큰데, 지분구조상 결코 김상범 회장 개인소유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수화학은 김상범 회장 개인회사인 이수엑사켐의 이익을 위해 적극 협조하고 있다.

이수엑사켐은 애초에 김상범 회장을 위해 탄생했다. 김상범 회장에 대한 경영승계 작업이 본격화된 2000년대 초반, 이수엑사켐이 설립됐다. 이후 이수엑사켐은 이수화학의 제품을 판매하며 단기간에 급속성장을 이뤘고, 이수그룹 지배구조에서 정점의 위치에 서게 됐다. 이수엑사켐은 현재 (주)이수의 최대주주로 김상범 회장이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수엑사켐의 이 같은 실태는 문재인 정부 들어 속도를 내고 있는 경제민주화 행보와 대척점에 있다. 변화하고 있는 시대에 발을 맞추지 못한 채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내부거래 지적을 받던 일부 기업은 지분구조 변화나 합병 등을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선 바 있다. 이수그룹과 김상범 회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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