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홍숙희 기자] 원로배우 최은희가 별세했다. 향년 92세.

지난 16일 <뉴시스>에 따르면 최은희는 이날 오후 지병으로 사망했다. 최은희는 2006년 남편 신상옥 감독이 먼저 세상을 떠난 뒤 건강이 악화됐다. 경기도 용인시 요양병원에서 투병 생활을 하다 2016년부터 아들 신정균 감독의 간병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으로는 장남인 신정균 감독 등 2남 2녀가 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19일 오전이다.

1926년 경기도 광주 태생인 최은희는 1942년 연극 ‘청춘극장’으로 데뷔한 뒤 1947년 ‘새로운 맹서’를 통해 영화계에 진출했다. 이후 1953년 영화 ‘코리아’ 주인공을 맡으며 신상옥 감독과 인연을 맺은 뒤 다음 해 결혼했다.

최은희와 신상옥 감독은 ‘성춘향’(1961),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61) ‘상록수’(1961), ‘빨간 마후라’(1964) 등 다수의 작품에서 감독과 배우로 호흡을 맞췄다. 또 최은희는 ‘어느 여대생의 고백’(1958)으로 국산영화제(대종상 전신) 여우주연상, ‘민며느리’(1965)로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신상옥 감독과 이혼 후 최은희는 1978년 1월 홍콩에서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북됐다. 신 감독도 같은 해 7월 납북됐다. 1983년 북한에서 만난 두 사람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원을 받아 영화 17편을 만들었다. 특히 최은희는 영화 ‘소금’(1985)으로 같은 해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최은희와 신상옥 감독은 북한에서 재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두 사람은 1986년 3월 오스트리아 빈 주재 미국 대사관으로 탈출한 뒤 10년 넘게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하다 1999년 귀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