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6.13 지방선거 광역자치단체장 예비후보자 면접을 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바른미래당이 6월 지방선거에 임하는 전략인 이른바 '남하작전'이 순조롭지 않은 모습이다.

'남하작전'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을 필두로 수도권(경기-인천)에서 '안풍(안철수 바람)'을 일으켜 지역으로 내려보낸다는 것으로 지난 2016년 총선 때 국민의당이 광주-전북-전남에서 불러일으킨 녹색열풍을 수도권으로 북상시킨 것과 같은 맥락이다.

문제는 서울시장 선거에는 당의 간판인 안 위원장이 출마하며 흥행을 모색하고 있지만, 경기도와 인천에서는 좀처럼 유력주자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수도권 열풍이 반쪽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18일 바른미래당에 따르면 광역단체장 예비후보자는 △서울 안철수·오현민·장진영 △부산 이성권 △인천 이수봉·정대유 △대전 남충희 △울산 박중식·이영희 △경기 김재광 △충북 신용한 △충남 김용필 △경북 권오을·박재웅 △경남 김유근 △제주 장성철 등이다.

이중 서울시장 후보의 경우 단수공천으로 할지, 경선을 치를지를 놓고 당내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장진영 전 최고위원은 여러차례 경선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안 위원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출마를 결심한 만큼 배려해 전략공천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안 위원장은 이에 대해 "당 지도부가 판단할 몫"이라며 거리를 두고 있다.

경선을 치르든, 전략공천을 하든 안 위원장으로 결정되리라는 것이 당 안팎의 전반적인 분위기다. 공관위는 "절차적으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치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며 다음주 초쯤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에서는 문병호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인천시장 출마를 준비했으나 불출마로 돌아섰다. 대신 안 위원장의 1호 영입인재인 정대유 전 인천시 시정연구단장과 이수봉 인천시당 위원장이 나섰다.

다만 인천시장 선거는 현재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탈환이냐, 아니면 자유한국당 소속 유정복 현직 시장의 사수냐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바른미래당 후보로 아직도 문 전 최고위원이 거론되는 것도 정 전 단장이나 이 위원장의 낮은 인지도를 방증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도 바른미래당은 크게 고전하고 있다.

지난 16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뉴시스' 의뢰로 실시해 발표한 경기지사 선거 관련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에서 이재명 전 성남시장과 전해철 의원, 양기대 전 광명시장 누가 나오더라도 한국당 남경필 경기지사에게 강세를 보였다.

바른미래당에서는 김영환 전 의원이 여론조사 항목에 나왔으나 지지율은 4~6%대로 선두그룹에 비해 크게 뒤처졌다. 다만 김 전 의원 역시 이번에 공천을 신청하지 않아 실제 출마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사기간 지난 13~14일, 조사대상 경기도민 유권자 1,000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2.7%. 기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이같은 경기지사와 인천시장 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의 고전은 서울에서 시작될 '안풍'의 확산 가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전국 정당 지지도 2위를 기록한 것도, 광주는 물론 전남과 전북 등 호남 전체에서 '녹색열풍'을 일으켰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문병호 전 최고위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서울시장 선거는 경기-인천과 같이 가야 하는데, 사실상 경기-인천 좋은 후보가 없는 상황"이라며 "서울만 섬처럼 (안 위원장의) 개인기로는 돌파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도부에 안철수-유승민 두 분이 출사하면 나도 출마하고, 안 위원장만 나오면 안 나가겠다고 이미 말했다"라며 "상황이 변화되고 당의 적극적인 지원 등이 있으면 고려해보겠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쉬려고 한다"고 불출마 의사를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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