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겸 칼럼니스트

네팔 히말라야 가운데 바라보는 것만으로 가장 가슴 벅차게 만드는 산으로는 안나푸르나를 들 수 있다. 그 고(故) 박영석 대장의 가묘가 있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로 가는 등산 트랙킹 길은 이미 전세계의 등산을 좋아하는 애호가들로 벅적벅적하다. 그와는 달리 관광휴양의 도시 포카라로 내려와 그만큼 반대편으로 가면, 외국인들은 가보지도 못한, 아니 전혀 알려지지 않은, 네팔사람들만 알고 찾아가는 비밀스러운 절경들이 숨은 산골 오지마을들이 산재한다. 우리나라 사람과 똑같은 얼굴을 가진 몽골어족인 구릉족들의 집단 거주지인 땅띵 마을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NGO 나마스떼코리아는 땅띵, 감랑 등의 주변 산골 마을들을 수년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소수력 발전의 전기조차도 건기가 되거나 문제가 생기면 끊기는 마을에 태양광시설을 설치한다. 첩첩산골에 설봉들로 가려진 숨겨진 마을에 인공위성을 이용한 와이파이를 설치한다. 그리고 노트북 PC를 설치하고 랜선을 이어 TV를 설치한다. 최소한의 전기조차도 자주 끊겨 없는 거와 마찬가지로 포기하고 살아가야 하는 마을에 생명과도 같은 빛을 선사하다.

가족들 가운데 적어도 한 명 꼴로 해외로 나가 일하고 있는 그리운 형, 동생, 누나, 언니…. 가족의 소식은 깜깜하기만 한데, 가져다 준 중고 핸드폰으로 소중한 가족과 자주 통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도 무료로. 이처럼 인터넷 전화를 선물하여 가족의 정을 더욱 돈독하게 하고 인류애적인 사랑으로 승화시키는 일은 기부자나 현지로 찾아간 봉사자들의 마음을 더욱 뭉클하게 한다.

저녁과 농한기 등에 전혀 여가생활을 할 수 없는 이들, 특히 노인이나, 아이들, 그리고 부녀자들에게 TV는 보물과도 같다. 도시로 내려가 친척집에서 겨우 볼 수 있던 TV를 그것도 대형화면으로 보니 세상이 참 많이 좋아졌다고 느끼게 해준다. 도시만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문화예술적 혜택을 주는 TV의 순기능도 있다.

담푸스 마을 길 담장에 올라서 봉사대원을 바라보는 장난꾸러기 소년 <노대성 제공>

TV시청을 하러 온 사람들 대상으로 이장, 학교 교장, 운영위원장, 보건사 등은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이젠 가가호호 찾아가지 않고 바로 모인 사람들에게 다양한 마을 교육을 한다. 못 온 사람들에게 전하라고 리플릿도 나눠준다.

마을 곳곳에 설치한 쓰레기통으로 마을은 한결 깨끗해지고 있다. 또 교사의 1/3을 마을에서 채용해야 하는 네팔. 그래서 선생님을 채용할 돈이 없는 가난한 마을에 NGO는 선생님을 모셔온다. 새롭게 채용된 교사들은 대부분 불가촉천민 출신이지만 대학을 나온 부녀자로 ‘교직’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성심으로 학생 그리고 학부모를 대한다. 결국 학생들은 하루에 한 두 시간 어쩔 수 없이 그냥 놀던 시간없이 더욱 즐겁게 공부하게 된다.

볼 책이 턱없이 부족한 네팔로 네팔어가 적힌 책을 전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제작 비용도 그렇지만 국내에서 네팔로 가져갈 운송비용은 가히 천문학적이다. 고민 끝에 170만부를 발행하는 네팔 칸디푸르 신문 일요판 어린이신문에 그림책을 넣기로 했다. 이른바 ‘책을 품은 신문’ 첫회에 우리 전통 민화 ‘호랑이 형님’을 그래픽 만화형식으로 영어, 네팔어, 우리 한글을 넣어 4면 구성으로 게재하여 수많은 어린이들에게 책도 선사한다. 마을에 적어도 한부씩 들어가면 아이들은 소중히 간직하여 돌려서 보며, 우리 문화와 정서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며, 친한적인 성향을 가진 글로벌사회의 일원으로 편입한다.

네팔 카스키주 땅띵 마을에서 바라본 히말라야의 설산 안나푸르나 <하도겸 제공>

히말라야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적 향상을 위해 나마스떼코리아는 매년 1-2회 현지봉사를 실시한다. 그냥 돈만 보내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자신들이 제일 잘하는 재능을 기부하는 각종 교육과 이벤트 등 행사를 통해 ‘기부회원’들의 마음을 전달하고 참가자들의 행복도 소중하게 실현한다. 예술인을 포함한 현지인들과의 깊은 마음의 교류, 마을 파티, 학생들과 함께 하는 운동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통해 단순한 여행애서 경험할 수 없는 이국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한 즐거움을 그리고 행복을 누린다. 나아가 또 나누게 한다. “대장님, 왜 아무것도 먹을 것도 없고 놀 것도 없는데 아이들이 왜 저렇게 즐거워하죠?”라고 되묻던, 게임에 빠져 부모님과 불화했던 청소년은 감동을 받고 귀국해서 게임기를 사려고 모아둔 돈을 기부하고 가족과도 대화를 시작했다는 아름다운 이야기도 만들어진다.

“개발도상국 네팔의 산골 오지로 함께 가서 히말라야의 설산을 보며 주민들과 함께 아침이슬 같은 상쾌한 땅방울을 흘리지 않으시렵니까?”라는 캐치플레이를 가지고 나마스떼코리아는 7월 27일부터 8월 7일까지 10박11일까지 아름다운 여정을 시작한다. 8월4일(6일 또는 7일도 가능)까지의 7박8일 등 다양한 일정 동참도 가능하다고 한다. 올 여름 휴가, 나만이나 내 가족만을 위한 여행보다 참 나눔의 봉사활동을 통해 행복을 찾으러 떠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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