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달고 9,500억 벌어들인 이베이… 기부금, 매출 대비 0.003% ‘찔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9,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620억원 규모다. 그러나 기부금은 적은 편이다. 자발적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금액인 만큼 외국계 기업의 책임감이 지적되는 상황이다. <이베이코리아 홈페이지>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기업은 기부금을 낸다. 기부를 통해 영업 수익의 일부를 자발적으로 사회에 환원한다. 일종의 사회적 책임 차원이다. 기부금의 규모는 CEO의 가치관, 기업의 사회공헌 정책 등과도 일맥상통한다. 대기업의 연간 기부금이 중소기업 대비 큰 규모인 것도 같은 이유다.

이 같은 문화는 외국계 기업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러나 이베이코리아의 기부금은 지난해 기준 매출의 0.003% 수준으로 확인됐다. 9,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지만 기부금의 규모는 3,300만원 수준이다. 이베이코리아의 매출 대비 기부금 규모는 사살상 제로 수준인 셈이다.

◇ 이베이코리아, 지난해 매출 9,518억원·영업익 623억원 달성

이베이는 2001년 국내 기업 옥션을 인수하며 ‘이베이코리아’라는 한국 법인을 출범,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본사는 미국이다.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최초 오픈마켓인 옥션으로 시작으로 △G마켓 △G9 △CBT △스마일시리즈 등을 선보이며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3,000만명가량이 이베이를 통해 무언가를 사고, 판다.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전자상거래시장 점유율 70%로, 1위를 지키고 있다. 외국계 기업 중에서는 국내 현황을 잘 파악하고 있는 베테랑 격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자사를 ‘거래의 혁신가’라고 평가하고 있다.

매출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9,518억6,720만원을 달성하며 전년(8,633억원) 대비 10%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623억2,065만원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인해 전년(669억원) 대비 6.9% 감소했다.

이베이코리아는 꾸준히 매출과 영업이익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매출액은 2014년 대비 29% 성장했고, 2010년 대비 169% 성장한 수치다. 국내 시장에 미치는 이베이코리아의 영향력은 해가 지날수록 커지고 있는 셈이다.

외국계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을 빠르게 파악,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분석해 심화되는 경쟁 속에서도 1위를 지키고 있다.

◇ 기부금 매출 대비 0.003%… 이베이코리아 “보이지 않는 기부 진행 중”

다만 기업의 기부 문화는 제대로 정착하지 않은 모양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기부금은 총 3,381만원이다. 기부금의 규모는 매출의 0.003% 수준이다.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것이다. 이베이코리아가 시장에서 벌어들이는 금액에 비해 다소 적은 편이다. 영업이익과 비교해도 적다. 지난해 기부금은 영업이익의 0.05%다.

이베이코리아의 기부금 규모는 국내 토종기업들의 기부금과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2016년 기준 국내 대기업들의 평균 기부금 규모는 매출의 0.12%다. 이베이코리아보다 40배 더 많은 기부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해마다 기부금 규모를 평가받는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 문제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기부금은 2016년(7,250만원) 대비 53% 감소했다. 절반으로 줄인 것이다. 2014년(2억2,542만원) 대비 85% 감소했고, 2010년(1억6,980만원) 대비 80% 감소했다. 기부금은 기업의 자금 사정에 따라 소폭 증가하거나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이베이코리아는 매년 지속적으로 기부금 규모를 줄인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5억9,960만원을 접대비로 사용했다. 기부금보다 18배 많은 수준의 금액을 접대에 지출했다. 접대비는 업무와 관련해 지출하는 금액이다. 국내 시장에서 자사 수익을 높이기 위해 큰 금액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달성한 매출은 대부분 본사가 가져간다. 외국계 기업의 특징이다. 국내 시장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미국 본사로 가져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위한 사회 공헌 활동에는 소극적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베이코리아 측은 꾸준히 기부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회계상 기부금으로 찍히는 것만 따질 수 없다”며 “기부금에 대한 영수증을 발행해줄 수 있는 단체에도 기부하고, 현금으로 기부하는 곳도 있다. 영수증을 발행해주는 곳만 선별해 기부하지 않기 때문이다. 후원이 필요한 곳에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방침이다. 실제 소방관 후원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울러 중소사업자들이 해외플랫폼을 구축하거나 번역을 하는 등에 사용되는 비용을 일체 지원하고 있다”며 “그런 것들은 회계상 기부금으로 잡히지 않고 있다.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세부 내역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지만 사회공헌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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