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우원조▲17대 국회의원 정책비서관 ▲18대, 19대, 20대 국회의원 정책보좌관 ▲19대 전반기 국회부의장 연설비서관 ▲부산대 대학원 정치학 석사

2018년, 하나의 사건이 대한민국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원 댓글 조작사건인 ‘드루킹 사건’이다. 이 사건은, 문재인대통령의 측근인 김경수 의원 연루설이 제기되고, 김 의원의 보좌관이 ‘드루킹’으로 부터 5백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강력한 바람의 소용돌이인 ‘토네이도’처럼 대한민국 정치권을 휩쓸고 있다. 급기야 21일 청와대가 야당이 요구하는 ‘드루킹 특검’을 수용하고 여당에 결정을 요청했다. 여당도 특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지경이다. 

그동안 일명 ‘게이트’라고 불리는 ‘정치적 부정행위들’이 많이 있었다. 대표적인 사건은 2000년 ‘정현준 게이트’, 2001년 ‘이용호 게이트’,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이다. ‘정현준 게이트’는 당시 사건의 열쇠를 쥔 장래찬 전 금감원 국장이 자살하고 핵심 관련자들이 해외로 도피하는 바람에 흐지부지됐다. ‘이용호 게이트’는 신승남 전 검찰총장의 동생과 이형택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 등이 구속되었고, 김대중 대통령의 주변 인사들의 비리 정황이 포착되어 처벌되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으로까지 이어진 대한민국 헌정사상 초유의 사건이었다.

‘게이트(GATE)’란 말은 원래 워터게이트(WATERGATE) 사건에서 따온 말이다. 1972년 대통령 선거 때, 닉슨 미 대통령이 민주당의 선거대책본부가 있던 워터게이트 호텔에 도청 장치를 한 것이 문제가 돼, 결국 닉슨 대통령이 사임하게 된 사건이다. 한마디로 미국의 헌정 질서를 뒤흔든 정치권력의 불법행위였다. 이후 워터게이트란 일반적으로 ‘정치적 부정행위’를 일컫는 말이 되었다.

이른바, ‘게이트’의 시작은 거짓말과 사건의 은폐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숨기려 할수록 커지는 불신으로 인해, 사건의 본질보다 더 큰 문제를 일으키고 그 불신이 부각됨으로써 ‘극’한 상황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지금,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여러 가지 이해되지 않는 의문점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말하고 싶다. 여러 가지 정치적 관계와 사정이 있겠지만, 진정한 해결은 ‘진실’을 밝히는 데 있다고. 

많은 국민들이 지금의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고, 여당이 잘해 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래서 어쩌면 신문이나 뉴스에서 나오는 드루킹에 관한 내용들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처와 아픔은 숨길수록 커지고 덧나듯이, 설사 ‘진실’이 아픈 것일지라도 진실 앞에 당당해지길 바란다. 

정치권에서 말하는 게이트(GATE)의 의미와는 달리, 사전적 의미는 ‘(문이 달린) 출입구’다. ‘드루킹 사건’이 ‘드루킹 게이트’가 되지 않을 키는 단 하나 ‘진실’ 뿐이다. 닉슨 대통령도, 박근혜 대통령도 당시, ‘진실의 키’로 ‘문’을 열었다면 권력은 잃었을지언정 역사에 오명을 남기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미국 국민들에게 오래토록 존경받고 있는 링컨대통령은 이런 말을 남겼다. 
여러 가지 정치 소용돌이 속에서 터득한 한 가지. 
“진실은 보통 모함에 맞서는 최고의 해명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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