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우원조
▲17대 국회의원 정책비서관 ▲18대, 19대, 20대 국회의원 정책보좌관 ▲19대 전반기 국회부의장 연설비서관 ▲부산대 대학원 정치학 석사

2018년 4월 27일 오전 9시 30분, 폭 50㎝짜리 군사분계선에서 한반도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측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어요?”라고 하자, 김정은 위원장이 “그럼 지금 넘어가볼까요?”라고 즉석제안을 했다. 그 순간, 남북 두 정상은 손을 꼭 맞잡았고, 문재인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깜짝 방북’을 했다. 이 장면을 전 세계가 지켜봤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뿐만 아니라 외신기자들까지도 환호와 박수, 뜨거운 감동과 찬사를 보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판문점 선언’을 보도하면서, 헤드라인으로 ‘민족의 화해단합과 평화번영의 새시대를 열어놓은 력사적인 만남’이라고 썼다. 더불어, “북과 남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조선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는 내용도 전했다.

하지만, 정상회담 당일 대한민국 정치권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먼저, 진보성향 정당들의 반응을 보면, 남북정상이 손을 맞잡는 장면에서 기립박수를 보냈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권유로 깜짝 월경하는 장면에서는 환호를 했고, 감격의 눈물을 보이는 이도 있었다.

반면, 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홍준표 대표는 SNS를 통해 “남북정상회담은 김정은과 문재인정권이 합작한 위장평화쇼에 불과하다. 참으로 걱정스럽다”고 애써 평가절하 했고, 나경원 의원은 “어처구니 없다”는 생뚱맞은 반응을 내놓았다.

이 대목에서, 지방선거를 앞둔 자유한국당의 황망함이 느껴진다. ‘4․27 남북정상회담’이 대박흥행을 하면서 5월 중에 북미정상회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의 지방선거와 보궐선거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만일,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평화이슈’를 ‘정치이슈’로 덮지 못한다면, 자유한국당은 서울시장 선거는 물론이고 경기도지사 선거, 경남도지사 선거, 부산시장 선거 등 주요선거에서 고전할 것이다. 그리고 지방선거와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선 홍준표 대표의 정치생명은 물론이고, 보수정당의 존립마저도 위협받게 될지 모른다.

위기다. 보수정당의 힘이 되어 주었던 반공이데올기가 힘을 잃었다. 반공이데올로기, 그것만이 보수의 길인 줄 알았던 자유한국당은 길을 잃었다.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

“위대한 보수주의자들은 걱정도 포기도 안한다. 보수주의자들은 목표와 정진을 향해 땀을 흘린다.” 미국의 보수 정치인 미트 롬니의 말이다.

자유한국당. 이제, 진정한 보수의 길을 찾을 때다. 세계 평화를 이끌고, 역사에 책임의식을 가지고, 부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앞장서는 것이 진정한 보수의 길이다. 땀 냄새나는 보수정당, 국가의 존립과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보수의 진정성을 보여줄 때다. 더 이상 냉전 이데올로기의 끝자락에 매달리지 말고, 당당히 무게감 있는 보수의 목소리를 내고, 세계사에 길이 남을 리더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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