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알뜰폰 산업에 훈풍이 불고 있다. 통신3사에서 알뜰폰으로 유입되는 무선 가입자가 알뜰폰 이탈자보다 많아서다. 다만 보편요금제 논의를 앞두고 있는 만큼 향후 알뜰폰 산업의 성장세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알뜰폰 산업에 훈풍이 불고 있다. 가입자가 소폭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분위기를 보이고 있어서다. 다만 여전히 장애물은 남아있다. 보편요금제가 지속 논의되고 있어서다. 오는 11일 규제개혁위원회가 보편요금제 재심의를 앞두고 있다.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면 알뜰폰의 가입자의 이탈 가능성도 높아지는 만큼 도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 알뜰폰 유입자, 올 들어 꾸준히 증가세

알뜰폰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통신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무선 가입자 수가 알뜰폰 가입자의 이탈 수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알뜰폰 시장의 침체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변화는 긍정적인 신호인 셈이다.

실제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통신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한 가입자는 총 5만5,315명이다. 알뜰폰에서 통신3사로 번호이동한 가입자 4만7,811명보다 7,504명 많은 수치다.

올 들어 이 같은 분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1~3월 상황도 마찬가지다. 1월에서 3월 사이 통신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한 무선 가입자는 16만7,494명이다. 알뜰폰을 이탈한 가입자 14만8,740명보다 1만8,754명 많은 것이다.

종합적으로 지난 4개월간 2만6,258명의 통신3사 가입자가 알뜰폰으로 유입됐다는 의미다. 올해 상황은 지난해 말과 대조된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알뜰폰에서 통신3사로 번호이동한 무선 가입자는 17만2,517명으로, 통신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16만4,388명보다 8,129명 많았다. 알뜰폰 이탈자가 더 많았다는 뜻이다.

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 역시 긍정적인 상황이다. 올 1분기 알뜰폰 가입자가 전분기 대비 소폭 증가해 85만7,000명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LTE가입자는 전분기보다 2만4,000명 늘어 52만명을 기록했다. 전체 가입자 중 LTE비중이 60%를 넘어섰다.

◇ ‘보편요금제’ 남아… 알뜰폰 성장세 지속될 수 있을까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 3월 기준 766만8,048명으로 집계됐다. 큰폭의 증가세는 아니지만 올 들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월 당시 756만명에서 2월 760만명으로 증가했다.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 같은 상승세가 올 연말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보편요금제’ 도입 논의가 남아있어서다.

보편요금제는 월 2만원대에 데이터 1GB, 음성통화 200분 등을 제공하는 요금제로, 시장 지배적 사업자(SK텔레콤)의 요금제 일부를 정부가 설계하는 것이다. 가계 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보편요금제가 알뜰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저가의 보편요금제가 알뜰폰 업계의 사업 영역과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다. 통신3사 대비 저가의 요금제를 출시해 가입자를 유치시키는 것이 알뜰폰의 전략인 만큼 보편요금제 출시 이후 알뜰폰 가입자가 이탈할 가능성도 크다.

이에 알뜰폰 업계는 보편요금제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알뜰폰을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보편요금제 도입을 대신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CJ헬로에서는 2만원대의 유심요금제에서 2GB 이상의 데이터를 지급하고 있다. 통신사가 알뜰폰과 비슷한 수준의 요금제를 출시하게 되면 고객 서비스 및 혜택 면에서 열세한 알뜰폰은 가입자 이탈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편요금제 논의는 오는 11일 진행될 예정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이하 규개위)는 지난달 27일 심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연기한 바 있다. 이에 11일 논의를 속개하는 것이다. 총 24명의 규개위원 가운데 13명이 찬성하면 보편요금제 규제심사는 통과된다. 이후 국회로 가게 된다. 이에 따라 11일 열릴 규개위 심의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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