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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조의 ‘오지라퍼’] 양날의 칼, ‘네거티브 캠페인’
[우원조의 ‘오지라퍼’] 양날의 칼, ‘네거티브 캠페인’
  • 시사위크
  • 승인 2018.05.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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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우원조
▲17대 국회의원 정책비서관 ▲18대, 19대, 20대 국회의원 정책보좌관 ▲19대 전반기 국회부의장 연설비서관 ▲부산대 대학원 정치학 석사

“데이지 꽃을 든 귀여운 소녀가 잎사귀를 하나씩 뜯으며 ‘1. 2. 3. 4. 5. 6. 7. 8. 9’라고 숫자를 세는 순간, 갑자기 미사일 발사 시간을 카운트 하는 성인 남자의 목소리가 겹쳐지고 핵폭탄이 폭발한다.”

1964년 미국 대통령선거 당시 민주당 존슨 후보가 만든 TV 캠페인 ‘원자폭탄과 소녀’의 한 장면이다. 이는 전술핵 사용을 지지하고, 핵실험 금지 조약에 반대하던 공화당 대통령 후보 골드워터를 강하게 비판하기 위한, 하나의 네거티브 전략이었다. 사실상 단 한 번 밖에 반영되지 못했던 이 선거 캠페인은, 미국 대선 역사상 가장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네거티브 캠페인으로 기록됐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김없이 이러한 ‘네거티브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선거구도 자체가,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기댄 민주당’과 ‘드루킹 특검에 올인 하다시피 한 제1야당 자유한국당’의 대결로 정리되면서, 인물 비교나 정책 대결에 의한 선거가 실종됐고, 남북정상회담 이후 이념논쟁까지 옅어지다보니, 지방선거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도 낮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입가엔 미소가 깃들고, TK와 PK에서 조차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된 자유한국당 후보들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하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장고(長考) 끝에 그들이 선택한 카드가 ‘네거티브 캠페인’이다.

지금, 자유한국당이 펼치고 있는 네거티브 캠페인은 양날의 칼이 되어, 자유한국당을 위협하고 있는 형국이다.

자유한국당이 자나깨나 “드루킹 게이트”라고 외치고 있는 사건의 중심이 되고 있는 김경수 후보의 지지도는 상승했고, 그의 정치적 입지는 넓어졌다. 5월 8일 CBS가 보도한 여론조사를 보면 김경수 후보가 55.5%, 김태호 후보 33.6%다. 드루킹 댓글 조작 의혹 사건에 휘말린 악재에도 불구하고 김경수 후보의 지지세는 오차범위 밖에서 굳건한 모습이다. 이에 여의도에서는, 드루킹 사건이 심지어 ‘정치인 김경수’의 ‘몸값’을 올려놓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자유한국당의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사건’을 두고 공세를 펼쳤지만, 이미 여러 번 구설수에 올랐던 철지난 이슈라는 견해로, 대세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5월 14일 인천일보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지사 후보 지지율은 이재명 후보 53.6%, 자유한국당 남경필 후보 22.4%다.

바둑에,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 “먼저 내 말(馬)이 산 다음에 상대방 말을 잡아라”는 말(言)이 있다. 자신의 말의 생사를 돌보지 않고 무리하게 공격하다가 역습당하거나, 적진 깊숙이 침투했다가 퇴로를 차단당해 대마를 죽이는 등의 우(愚)를 범하지 말라는 뜻이다.

결국, 네거티브 캠페인은 내 말이 죽는 줄도 모르고, 상대의 말만 잡으려 쫒아가는 형세와 같다. 지금은 ‘내 말’을 살릴 때다. 내 말을 챙기고 돌아보는 것, 진정성 있는 선거 본래의 원칙과 길을 따르는 것만이 진정 ‘내가 살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