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유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서유럽의 투자자금이 북미로 몰리고 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의 모습. <뉴시스/AP>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유럽의 불확실성을 피하고픈 투자자들이 북미 시장을 찾아나섰다.

국제금융센터(KCIF)는 지난 1일 ‘글로벌 펀드자금, 유럽발 불안이 가세하며 북미로 이동’ 보고서를 통해 이와 같이 밝혔다.

북미지역으로의 채권자금이 9주 연속 지속된 반면, 그 외 지역에서는 순유출이 기록됐다. 달러 강세에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겹치면서 서유럽의 채권자금이 북미 지역으로 흘러들어간 모습이다.

유로화의 가치가 하락한 배경에는 이탈리아의 정치 불안으로 인한 신용등급 강등 우려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 등이 뽑힌다. 지난 4월 중순 1유로당 1.23달러였던 환율은 6월 4일 현재 1.16달러까지 떨어졌으며 프랑스 금융그룹 소시에테제네랄(SG)은 3분기 중 1.10달러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주식투자에서도 같은 양상이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달 말 발표한 베이지북에서 주요 경제지표가 양호하게 나타난 영향이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였으며, 미국 기업의 설비투자 여력과 노동수요 제고를 위한 자금력 또한 충분히 확보돼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를 통해 연준이 약 1년 전부터 도이체방크 미국 사업부문의 허약한 재무구조를 문제 삼아 왔다는 사실이 공개된 것도 주식투자자금의 탈유럽 현상에 일조했다.

한편 유럽뿐 아니라 대부분의 신흥국 또한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과 달러 강세로 인해 외국자본의 유출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가 발표한 신흥국 주식시장의 외국인자금 유출기록에 따르면 5월 23일 기준 1,300만달러 수준이었던 한국의 외국인투자 순유출 규모는 5월 30일 3억6,900만달러로 늘어났다. 동기간 대만 역시 순유출 규모가 1억6,900만달러에서 6억100만달러로 확대됐으며, 외국인투자자금 유입액수가 11억달러를 넘었던 베트남도 최근 순유출로 전환됐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예외적으로 순유출 규모가 2주 연속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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