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배출이 적은 프랜차이즈 업게에서 교촌치킨과 더본코리아 등 증권 시장 입성을 노리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픽사베이>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유례가 없던 프랜차이즈 직상장 1호 타이틀의 영광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상장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이뤄지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상장 계획을 공식화 한 유력 후보 몇몇이 녹록지 않은 업계 환경을 이겨내고 높은 증권 시장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유가증권시장 도전장 내민 교촌치킨… 1호 업체 되나

현재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상장이 이뤄질 프랜차이즈 업체는 두 곳으로 압축된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인 교촌치킨(교촌에프앤비)과 외식사업자이자 방송인으로 종횡무진하고 있는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다. 대표가 직접 공개석상에서 상장 의사를 밝힐 정도로 IPO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이들 두 업체는 상장을 위한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주관사 선정까지 마쳤다.

일단 두 업체 모두 아직 걸음마 단계인 가운데서도 더본코리아가 먼저 증권시장에 입성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상장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의 추정대로라면 더본코리아가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코스닥 상장을 염두하고 있는 것도 이 회사의 조기 입성이 기대되는 이유다. 반면 교촌치킨은 이보다 더 여유롭게 2~3년의 시기를 두고 있다.

상장과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는 더본코리아와 달리 교촌치킨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난 상태다. 상장을 주관할 증권사에 미래에셋대우를 선정하고 유가증권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교촌치킨은 프랜차이즈 업계를 통틀어 처음으로 코스피에 진출해 기라성 같은 우량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우회상장을 통해 상장사 지위를 갖고 있는 MP그룹(미스터피자), 해마로푸드서비스(맘스터치), 디딤(마포갈매기) 3곳은 모두 코스닥 등록 업체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15년 넘게 가맹점 수 확장이 아닌 개별 점포의 수익 증대를 통해 본사가 성장하는 모델을 추구해 온 만큼 상장 역시 가맹점들의 수익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최초라는 타이틀에 연연하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상장 줄줄이 연기… “불안한 사업 안전성, 투자유치 장벽”

상장 유력 업체들이 관련 내용에 대해 신중 모드를 보이고 있는 건, 그렇지 않아도 까다로운 기업공개가 이들 프랜차이즈들에게 더 높은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역사상 직상장 사례가 없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프랜차이즈협회 관계자는 “일반 제조업에 비해 오너리스크 등 사회적 논란에 휘말려 어렵게 일군 회사가 순식간에 흔들릴 수 있다”며 “사업의 안전성면에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 게 쉽지 않다보니 상장사 배출이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도 잇따라 상장이 유력했던 업체들의 연기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 교촌치킨과 더본코리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4월 커피전문점 이디야커피는 상장 계획을 당분간 연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가맹점과의 상생 문화를 먼저 구축하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에서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해 일선 가맹점들의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IPO를 진행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연내 입성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언제든 재추진 가능성을 남기고 있다.

이외에도 본죽을 운영하는 본아이에프와 저가 생과일 전문점 쥬씨도 각각 기업가치 재평가와 수익 악화 등을 이유로 상장을 늦추기로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선 지속적으로 상장사들이 배출돼 투자 규모가 늘어나는 등 업계의 저변이 확대되는 초석이 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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