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최근 라자 코두리 부사장의 사진과 함께 '첫 번째 분리형 GPU를 2020년에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트위터>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글로벌 반도체 기업 인텔이 외장형 그래픽카드의 핵심 칩(GPU) 개발에 재도전한다. 2010년 포기 선언 후 8년만이다.

인텔은 12일(현지시각) 공식 트위터를 통해 “인텔의 첫 번째 분리형 GPU(그래픽 프로세싱 유닛)가 2020년 나온다(Intel's first discrete GPU coming in 2020)”고 밝혔다. 그간 인텔이 외장형 그래픽 칩 시장에 진출할 것이란 소문은 돌았지만, 공식 발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 인텔, GPU 8년만의 재도전… 이유는?

인텔의 이 같은 행보는 8년만의 재도전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앞서 인텔은 지난 2010년 5월 독립형 GPU 개발을 위해 추진하던 ‘라라비 프로젝트’를 전면 중단했다. 이후 메인보드에 내장된 그래픽카드용 GPU 개발에 집중, 성능을 크게 끌어올리기도 했다.

재도전 움직임은 지난해 말 부터 감지됐다. 지난해 11월 라자 코두리 AMD 수석 부사장, 올해 4월엔 짐 켈러 테슬라 하드웨어 부사장이 인텔 진영에 합류했다. 특히 라자 코두리 부사장은 AMD에서 GPU 개발관련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왜 인텔은 다시 외장 GPU 영역에 눈독 들이는 걸까. 이는 최근 IT환경의 급격한 변화 탓으로 해석된다.

GPU가 탑재되는 고성능 외장형 그래픽카드는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게임 또는 3D 그래픽 작업 등 한정된 분야에 사용되기 때문에 여타 반도체보다 시장이 작았다.

인텔이 외장형 GPU 개발에 다시 도전한다. 사진은 지난달 열린 인텔 AI데브콘(AI DevCon).<인텔 뉴스룸>

하지만 최근 새로운 IT기술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우선 게임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활용 가능한 VR(가상현실) 기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VR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선 고해상도를 지원하는 그래픽카드가 필수다.

또 순차적으로 빠른 연산능력을 가진 CPU와 달리 GPU는 병렬식 단순작업을 동시에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이는 AI 지능향상을 위한 머신러닝 등에 적합한 구조기도 하다.

그 외 차량 주변 사물인식이 필요한 ‘자율주행’에서도 ‘GPU’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울러 암호화폐 채굴에 엔비디아의 최신형 그래픽카드가 최고의 성능을 보인다는 정보가 퍼지면서, 30만원대 그래픽카드 가격이 80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엔디비아의 매출은 2012년 기준 20억 달러에서 지난해 97억 달러로 385% 증가했다. 반면 인텔의 작년 매출은 628억 달러에 달하지만, 2012년(553억 달러) 대비 성장폭은 13%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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