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아우토가 운영 중인 아우디 송파대로전시장. <코오롱아우토 홈페이지>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코오롱그룹의 수입차 사업부문에서 ‘미운오리’로 전락했던 코오롱아우토가 비로소 ‘백조’가 될 전망이다.

국내 수입차업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코오롱그룹은 오랜 기간 BMW의 파트너였다. 계열사 코오롱글로벌이 무려 1988년부터 BMW딜러사로 활동해왔고, 오랜 기간만큼 BMW딜러사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자랑했다.

그런데 지난 2015년 코오롱그룹은 아우디와도 손을 잡았다. 아우디의 한 딜러사가 경영악화에 빠지자 코오롱그룹이 해당 딜러권을 인수한 것이다. 사업은 네어뷰코오롱이 이름을 바꾼 코오롱아우토가 맡았다.

코오롱그룹의 이 같은 행보는 상당히 이례적이었고, 일부 논란이 일기도 했다. BMW와 아우디는 독일에 뿌리를 둔 라이벌 관계인데, 결과적으로 코오롱그룹이 이들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친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오롱그룹 측은 “사업 확장의 일환이고, BMW딜러사와 아우디딜러사는 서로 전혀 다른 법인의 계열사”라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후 코오롱아우토는 2015년 12월 송파전시장 오픈을 시작으로 대치전시장, 잠실전시장을 연이어 오픈하며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배출가스 조작파문’에 휩싸인 아우디가 2016년 여름 판매정지 조치를 받은 것이다. 이로 인해 아우디는 국내 시장에서 개점휴업 상태에 놓였고, 2017년 연간 판매실적이 962대에 그쳤다. 코오롱아우토 입장에선 아우디와 손을 잡은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최악의 악재를 만난 셈이었다.

실제 코오롱아우토는 2016년 768억3,300만원의 매출액과 76억8,1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2017년엔 138억9,700만원의 매출액과 110억6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BMW딜러사인 코오롱모터스는 2016년과 2017년 각각 241억8,400만원, 260억7,600만원의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갔다.

이처럼 호된 신고식을 치른 코오롱아우토는 최근 기나긴 터널을 빠져나왔다. 아우디가 지난 4월 본격적인 판매재개에 돌입하면서 코오롱아우토도 비로소 정상궤도를 찾게 된 것이다. 아우디는 지난 4월 국내에서 2,165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단숨에 수입차업계 3위로 복귀했다. 2년여의 공백을 전혀 느낄 수 없는 모습이다.

코오롱아우토는 이에 발맞춰 지난 4월 서대구전시장을 오픈하는 등 다시 적극적인 공세에 돌입했다. 특히 수입차업계의 노른자위 땅으로 여겨지는 서울 송파, 대치, 잠실 지역에 전시장을 보유 중인만큼, 아우디 판매재개에 따른 효과를 가장 빠르게 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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