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일평균 석유 생산량을 100만배럴 이상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의 상승세도 꺾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픽사베이>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러시아가 석유 증산을 암시했다. 80달러 선을 넘보던 국제유가는 진정세에 접어선 모습이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27일(현지시각) 러시아 에너지부의 알렉산드르 노박 장관이 “일평균 석유 생산량을 100만배럴 이상 늘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들은 지난달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석유 증산에 합의하면서도 2016년 합의했던 생산량 상한선 기준은 지키기로 약속한 바 있다. 러시아가 노박 장관의 공언대로 석유생산량을 일평균 100만배럴 이상 늘린다면 OPEC 합의는 사실상 무효화되는 셈이다.

중동지역의 높은 정치적 불안정성은 공급노선에 차질을 빚어 국제유가를 상승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해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주 예멘 반군으로부터 석유 탱크를 공격받은 후 홍해를 통한 석유 수출을 일시 중단했으며, 핵‧미사일 문제로 이란과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은 이란산 석유를 구매하지 않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노박 장관은 이번 발표가 예비적인 것이며, “많은 세부사항들은 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박 장관의 부연설명에도 석유공급을 당초 합의된 것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는 러시아의 이번 발표는 시장의 공급차질 우려를 해소함으로서 국제유가를 낮추는 효과를 내고 있다. 마켓워치는 노박 장관의 발언 후 브렌트유 가격이 25센트 떨어졌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석유 증산에 나선다면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것은 미국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차례 국제유가의 상승세에 불만을 터트린 바 있다. 미국은 2016년 기준 수입 정제유의 13%를 러시아에서 구매했으며, 이는 캐나다(20%)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