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의 전당대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차기 지도부 구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9·2 바른미래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대회(전당대회)를 한 달 앞두고 당권 주자들이 잇따라 출마 선언을 하면서 전대 레이스가 본궤도에 오르는 모습이다.

이번 전대에서는 당 대표 1명과 최고위원 3명으로 총 4명의 차기 지도부가 구성된다. 이미 출마 선언을 한 주자에 이어 자천타천으로 출마가 예상되는 인물들까지 합하면 지도부 주자들이 10여 명에 달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관망’ 중인 손학규 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의 대세론이 이미 감지되고 있다. 장성민 전 의원을 지지하는 김중로·정운천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 다수가 손 전 위원장에 힘을 보태는 등 ‘안심(安心·안철수 지지)’도 기울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손 전 위원장의 대세론이 탄력받는 것은 당권 주자 중 가장 중량감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안철수 전 대표도 젊은 당 대표 체제보다는 손 전 위원장 체제에서 정계복귀하는 것이 비교적 연착륙이 수월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 때문인지 다른 당권주자들은 손 전 위원장을 ‘올드보이’로 규정하거나, 자신을 ‘손학규 대항마’라며 존재감을 앞세우고 있다. 특히 바른미래당이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세대교체론’을 앞세우고 있는 만큼 자기가 그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2일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미래당의 정치노선과 조직을 혁신해서 2020년 총선 바른미래당을 제1야당으로 만드는 일에 저의 정치생명을 걸겠다”라며 “호박에 줄을 긋는 눈속임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밭을 갈아엎는 대혁신으로 야권의 판갈이를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손 전 위원장에 대해서도 “내게 돗자리를 깔아주는 것이 되지 않겠나”라고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평소에도 자신을 ‘손학규 대항마’라는 주장을 펼쳐오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던 장성민 전 의원은 “바른미래당의 완벽한 통합을 기반으로 야권 통합을 주도하고, 바른미래당을 야권정계개편의 중심축으로 이끌고 나가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앞서 정계개편에서의 역할론을 언급했던 손 전 위원장과 ‘야권통합’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준석 전 지역위원장은 슬로건으로 ‘세대교체’를 내세우고 있으며, 이수봉 전 인천시당 위원장은 ‘안심’과 ‘유심(劉心·유승민 지지)’을 모두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외에도 장성철 전 제주도당 위원장, 김영환 전 경기지사 후보, 문병호 전 인천시장 후보, 김철근 대변인, 고연호 전 사무부총장 등이 출마를 선언했거나 추후 레이스에 합류할 전망이다.

당의 간판인 안철수 전 대표와 유승민 전 공동대표나 ‘중량감’을 앞세우는 손 전 위원장 등과는 상대적으로 ‘새로운’ 인물들이라 세대교체를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바른미래당 당권의 향배는 외적인 요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바른미래당보다 먼저 지도부 교체가 이뤄지는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에서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중량감’을 택할지, ‘세대교체’를 택할지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올드보이’로 평가받는 이해찬(7선) 의원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진표·송영길 의원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평화당에서도 정동영 의원이 강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유한국당도 김병준 혁신비대위체제로 돌입하면서 전반적으로 여야 지도부가 중량감으로 무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는 이번 당 대표가 2020년 21대 총선도 지휘할 가능성이 높아 젊은 인사보다는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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