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사들의 사온 이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애경그룹의 새 통합 사옥으로 사용될 홍대입구역 복합역사 조감도(위)와 이랜드 그룹의 가산 사옥(오른쪽 아래). 이랜드 그룹은 오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인 마곡 R&D센터가 지어지면 이곳으로 재이전한다. 마지막으로 영등포구 양평동에 마련된 롯데푸드의 통합 사옥 . <각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지난해 롯데그룹과 아모레퍼시픽 이전으로 촉발된 유통업계의 사옥 이전 바람이 해를 넘겨서도 계속되고 있다. 111년 만에 찾아온 기록적인 폭염도 조직 분위기 쇄신과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강화해 재도약에 나서려는 기업들의 열망을 막지 못하는 모습이다.

◇ ‘헤쳐 모여’… 제2의 양평동 시대 연 롯데푸드

가장 최근 사옥 이전이라는 거사를 치른 건 롯데푸드다. 롯데푸드의 새 보금자리가 마련된 곳은 서울 양평동의 옛 롯데중앙연구소 건물. 6일 롯데푸드는 이곳에서 한 블록 떨어진 롯데양평빌딩 3개 층과 근처 빌딩 등에 흩어져 있던 부서를 불러 모아 한 지붕 아래 모이게 했다.

뿔뿔이 흩어져 있던 롯데푸드가 한집 살림을 차릴 수 있었던 건 롯데중앙연구소가 이사를 가게 되면서다. 지난해 롯데중앙연구소가 강서구 마곡산업단지 신사옥으로 이전해 기존 연구소자리가 공실로 남게 되면서 롯데푸드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롯데중앙연구소는 푸드를 포함해 제과, 음료 등 그룹의 식품계열사 R&D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롯데푸드는 사옥 이전을 통해 기존 보다 2배 가량 넓은 사무공간을 보유하게 됐다. 연면적 1만7,475㎡(5,295평)의 9층 짜리 건물 1층에는 쿠킹스튜디오, 유지연구 BETERA, 커피LAB 등 다양한 제품을 테스트할 수 있는 개발실도 마련됐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본사 이전을 통해 업무 환경을 개선하고 개발 역량을 강화하게 됐다”며 “앞으로 국내 대표 종합식품회사로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애경그룹은 42년 만에 정든 서울 구로를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애경그룹은 이달 안으로 구로시대를 마감하고 젊음의 거리 홍대에서 재도약을 위한 첫 발을 뗀다. 지주회사인 AK홀딩스를 비롯해 애경산업, AK켐텍, AK아이에스, 마포애경타운 등 주요 계열사가 입주할 계획이다.

◇ ‘42년 만’ 구로 시대 막 내리는 애경그룹

지난해 그룹 실적에서 사상 최대 성과를 낸 애경그룹은 사옥 이전을 계기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심산이다. 특히 항공‧숙박‧쇼핑 등 주요 사업들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제주항공을 타고 온 외국인 관광객이 공항철도 홍대입구역에 내려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호텔’에서 숙박하고, 쇼핑은 AK플라자 몰에서 해결하는 원스톱 관광이 구축되는 것이다.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호텔과 AK플라자 홍대점의 개장 시기를 신사옥 완공 시점에 맞췄다는 건, 애경그룹이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는 걸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랜드그룹도 사옥 통합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 초 금천구 가산에 임시 거처를 마련한 이랜드는 2020년을 목표로 마곡시대를 맞을 준비 중에 있다. 강서 마곡단지에 들어설 ‘이랜드 글로벌 R&D센터’에 패션과 유통, 외식 등 주요 계열사를 불러 모은다는 방침이다.

축구장 34개 크기에 버금가는 지하 5층~지상 10층, 연면적 25만㎡(약 7만5,600평) 규모로 지어질 이랜드 글로벌 R&D 센터에는 이랜드리테일(유통), 이랜드월드(패션), 이랜드파크(외식), 이랜드건설(건설) 등 10개 계열사가 둥지를 틀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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