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선 현대BS&C 대표의 암호화폐 HDAC는 재벌가 일원이 추진한 최초의 암호화폐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현대페이 홈페이지>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암호화폐는 지난해부터 국내외 경제계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슈지만, 국내 대기업 및 재벌가들의 직접적인 참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암호화폐의 기반인 블록체인 기술엔 관심을 두면서도, ICO는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내세웠고, 일부 기업들도 자회사를 통한 ‘거래소’ 운영에 그친다.

이는 암호화폐에 대한 우리나라 정부의 강경 입장과 더불어 암호화폐에 ‘사기’ 및 ‘사행성’이란 부정적인 인식이 덧씌워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대선 현대BS&C 대표가 진행 중인 암호화폐 HDAC는 이 같은 배경 덕에 오히려 주목을 받는다. 다만 현대BS&C와 현대·현대차 등 현대가(家) 그룹간 직접적인 연관관계는 없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HDAC는 현대BS&C 주도로 제작된 암호화폐로, IoT(사물인터넷)와 블록체인을 접목한 게 특징이다. 지난해 사업윤곽이 공개될 당시엔 기술적인 면보다 현대BS&C 정대선 대표의 배경이 더욱 화제를 모았다.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의 손자란 사실로, 국내 재벌가 일원이 발행하는 최초의 암호화폐인 셈이다.

이후 정 대표는 지난해 HDAC의 플랫폼 서비스를 담당할 법인 ‘현대페이’를, 지난해 10월엔 스위스 주크에 ‘HDAC 테크놀로지’도 설립했다. 지난해 수 차례 진행한 ICO(가상화폐공개)에선 총 1만5,000개 가량의 비트코인을 모집하기도 했다. 이를 당시 비트코인 시세로 환산하면 약 2,000억원이 넘는다.

다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ICO를 진행하는 동안 폰지사기 및 다단계판매 등 다양한 의혹들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또 올해 3월 국내 디지털거래소 ‘덱스코’에 상장을 예고했지만 상장이 지연되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고, 지난 5월엔 HDAC 사설 채굴길드 ‘마이닝풀’이 해킹됐다고 밝혀 불똥이 튀기도 했다.

지난 6월 우여곡절 끝에 상장했지만, 투자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7일 오후 6시 기준 1 HDAC의 가격은 90원 가량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HDAC의 ICO가격은 0.5달러 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선 ‘재벌3세코인’ ‘현대코인’ 등의 표현이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키운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현대BS&C의 지분은 100% 정대선 대표가 보유 중으로,  현대·현대차 등 현대가(家) 그룹간 직접적인 연관관계는 없다.

또 현대BS&C는 지난 2016년 ‘현대페이’의 상표권 취득을 시도했지만, 지난해 12월 특허청으로부터 거절 결정을 받았다. 이후 현대자동차가 같은 달 동일명칭의 상표권을 출원신청했고, ‘현대페이’도 올해 상표권 ‘현대페이’를 재신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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