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당’(감독 박희곤)이 베일을 벗었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연기의 신(神)’ 조승우와 지성이 만났다. 영화 ‘명당’(감독 박희곤)을 통해서다. ‘믿고 보는’ 배우들의 조합과 흥미로운 소재, 탄탄한 스토리로 웰메이드 사극 탄생을 예고하는 ‘명당’이 추석 극장가 관객들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을까.  

‘명당’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조승우 분)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천하명당을 이용해 왕권을 탐하고, 결국 개인과 시대의 운명까지 바꾸려는 인물들의 갈등이 풍수지리 사상에서 시작된 명당이라는 소재와 더해지며 거대한 서사로 재탄생됐다.

영화 ‘퍼펙트 게임’, ‘인사동 스캔들’로 치밀한 스토리와 탁월한 연출력을 선보였던 박희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배우 조승우·지성·백윤식·김성균·문채원·유재명·이원근 등 충무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합류하며 화려한 라인업을 완성했다.

‘명당’은 흥미로운 소재와 역사적 기록을 재해석해 영화적 재미를 살렸다. 사진은 조승우의 촬영 현장 스틸컷.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 흥미로운 소재 ‘명당’

‘명당’은 흥선대원군이 지관의 조언을 받아 2명의 왕이 나오는 묏자리로 남연군의 묘를 이장했다는 실제 역사 기록을 기반으로 인간과 나라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명당을 찾는다는 설정이 더해져 호기심을 자극한다.

유일하게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역학이자 시대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누구나 관심을 가지는 명당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역사를 영화적으로 재해석한 ‘명당’은 몰입도 높은 사극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줄 예정이다.

연출을 맡은 박희곤 감독은 13일 진행된 ‘명당’ 제작보고회에서 “땅이 살면서 그냥 밟고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 땅으로 인해 사람이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하면서 희로애락이 따라온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우리 인생은 60,70,80년을 가지만 땅은 몇 만년가는 물질이다”라며 “그 땅을 사람들이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세상이 달라지고 인생이 달라지는 것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박재상 역을 맡은 조승우도 ‘땅’을 ‘명당’의 매력 포인트로 꼽았다. 그는 “다른 작품들은 어떤 한 인물에만 초점이 맞춰져서 가는데 우리는 ‘터’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옛 모습들도 한 번 더 감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당’에서 연기 대결을 펼치게 된 조승우(위)와 지성 스틸컷.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 조승우X지성, 이 조합 칭찬해

‘명당’은 탄탄한 연기력과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이고 있는 조승우와 지성의 만남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두 사람은 그간 연기력뿐만 아니라 작품을 고르는 선구안까지 탁월해 ‘믿고 보는 배우’로 꼽힌다.

먼저 조승우는 세도가에 맞서는 천재 지관 박재상 역을 맡았다. 그는 지관으로서의 강직함과 세도가에 맞서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카리스마로 극을 이끌어가며 묵직한 감정선을 완벽하게 표현해낼 예정이다. 조승우는 “(박희곤) 감독이 풍수지리에 관한 책을 줬는데 몇 장 읽다 못 읽었다”라며 “공부도 되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취재진에게 웃음을 안겼다. 조승우는 “핑계 같지만 대본에 충실했다”라며 “대본을 파고, 또 팠다. 현장에서 많이 물어보고 하면서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몰락한 왕족 흥선 역은 지성이 맡았다. 실존 인물을 연기하게 된 지성은 진정성에 중점을 두고 사소한 감정까지 감독과 논의하는 등 흥선을 더 입체감 있게 완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성은 “실존 인물이기 때문에 더 부담감을 느꼈다”며 “‘내가 흥선이다’라고 주문을 계속 걸었다. 감독과 상의하면서 자신감을 얻으려 했고, 내가 흥선이라는 믿음을 갖는 것이 촬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승우와 지성은 치열한 연기 대결뿐만 아니라 남다른 ‘케미’로 ‘명당’을 가득 채울 예정이다.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실제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성은 “아내 이보영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를 보러 가자고 해서 봤는데 그때 조승우한테 반했다”라며 “연기를 어떻게 저렇게 시원시원하게 하는지 자극을 많이 받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 후 ‘명당’에서 눈을 보고 연기하는데 정말 좋았다”라며 “따뜻했다. 조승우는 아기 같다. 순수하다. 맑아 보이고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조승우도 지성에 대해 “배우의 표본”이라며 칭찬했다. 그는 “배우로서 고개를 숙였다”라며 “(지성) 형은 저렇게 하는데 나는 참 게으른 배우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얼굴이 붉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승우는 “(지성은) 항상 집중하고 있다”라며 “음악을 듣다가 리허설 들어가면 바로 임한다. 언제든 준비가 돼있는 배우다. 감탄했다. 호흡은 말할 것도 없었고 함께 연기하게 돼서 영광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한 수, 두 수, 백 수 배운 것 같다”고 극찬했다.

‘명당’ 출연 배우 스틸컷. (왼쪽)문채원 (오른쪽 위)백윤식 (오른쪽 아래) 이원근<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 “빨리 보고 싶다” 배우들도 관객으로 만든 ‘기대작’

‘명당’은 영화 ‘사도’(2015, 감독 이준익), ‘관상’(2013, 감독 한재림) 그리고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감독 추창민) 등 웰메이드 사보의 계보를 이을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제작 단계부터 탄탄한 스토리로 정평이 나있던 ‘명당’은 출연 배우들조차 관객의 마음으로 개봉 날을 손꼽아 기다리게 만들었다.

헌종을 연기한 이원근은 “‘명당’은 나에게 명당”이라며 “영화에 출연한 것 자체가 영광이고 관객의 입장으로 이렇게 훌륭한 선배님들을 다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 내 인생의 명당이다”라고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조선 최고의 입담꾼 구용식 역을 맡은 유재명도 “‘명당’은 종합선물세트 같은 작품”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장동 김씨의 중심인물로 명당을 차지해 권세를 꿈꾸는 야심가 김좌근으로 분한 백윤식은 “모든 작품을 존중하는데 이번 ‘명당’도 굉장히 존중하는 작품”이라며 “제 인생 연기에 한 페이지를 추가시킨 작품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양 최고 기방 월영각의 대방 초선을 연기한 문채원은 “‘명당’을 찍으면서 매 순간이 즐겁고, 긴장되지만 설렜다”며 “그렇게 임할 수 있었던 것은 감독과 배우들 덕이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명당’ 출연 배우 스틸컷. (왼쪽 위) 유재명 (왼쪽 아래) 조승우·지성 (오른쪽) 김성균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장동 김씨 가문의 김병기 역을 맡은 김성균은 ‘명당’이 관객들에게 복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명당’을 하게 된 것도 복이고 우리가 좋은 터를 찾아다니면서 찍었으니 복이 돼서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조승우는 “이 영화가 빨리 보고 싶다”며 “지금 최종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데, ‘명당’은 저를 안달 난 아이처럼 기다리게 만드는 작품인 것 같다. 관객이 되고 싶고, 극장에서 빨리 보고 싶은 마음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흥미로운 소재와 탄탄한 스토리, 믿고 보는 배우들이 뿜어내는 시너지가 더해진 ‘명당’은 오는 9월 19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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