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전국청년위원회 후보자 공명선거 선포식에서 전당대회 후보자들이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바른미래당 9·2 전당대회가 다가오는 가운데, 6.13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사람들의 표심인 '낙선계'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낙선계'의 상당수는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낮은 득표율로 선거비 보전조차 받지 못해 정치적 재기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한 구의원 후보는 뇌사판정을 받고 사경을 헤매다 끝내 숨을 거두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낙선계가 변수로 떠오르는 이유는 이들이 원래는 '안철수계' 혹은 '유승민계'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들은 6·13 지방선거 참패 요인 중 하나인 공천 파동에 대해 당사자 격인 안철수 전 대표가 이렇다 할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안철수계'에서 벗어나 새롭게 세력화 중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컷오프에서는 기존의 '안심 마케팅'이 먹혀들지 않기도 했다. 지난 11일 예비경선에서 국민의당 출신 6명 중 김영환·손학규 후보만 통과했으며 장성철·신용현·장성민·이수봉 후보 4명은 고배를 마셨다. 반면 바른정당 출신인 권은희·이준석·정운천·하태경 후보는 모두 본선에 올랐다.

특히 안 전 대표가 '삼고초려'한 비례대표 1번인 신용현 후보가 바른정당 출신의 권은희 후보에게 밀린 것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동명이인'인 국민의당 출신인 권은희 의원으로 잘못 알고 표를 던진 당원들이 많았다는 관측과 함께 '안심'의 조직력이 실제로는 강하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안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불리는 김철근 대변인은 지난 8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밝히면서 "손에 손잡고 신용을 지켜서 바른미래당을 한국정치의 중심으로 세웁시다"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이것이 '손학규 후보와 신용현 후보를 밀자'는 일종의 '오더'였음에도 표가 분산됐다는 것이다.

낙선계의 표심이 변수로 떠오르는 것은 이들 대부분이 책임당원이며 투표 의사가 높다는 점에서 일반 당원과 차별화된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낙선하신 분들이 천 명 가까이 되는데, 공직 선거에 출마할 정도의 후보자라면 보통 자기 가족 4표에 친척도 끌어다 놓는다. 상당한 비율이다"라며 "투표율도 높은 것인데, 그 이유는 다음 선거에서 다시는 (공천파동과 같은)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유효 투표에서 50%가 그분(낙선자)들한테 할당되어 있다"라며 "출마했던 분들과 더불어 책임당원들에게 붙어 있기 때문에 상당히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이들의 표심이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손학규 후보에게 향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낙선자들은 바른미래당이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원인 중 하나로 송파을 공천파동을 지목하고 있는데, 손 후보는 이 사건에 직접적인 연루자이기 때문이다.

당시 박종진 전 후보가 당내 경선까지 거쳤음에도 안철수 전 대표가 손 후보 전략공천을 강행했던 것이 발단이었고, 이어 손 후보가 "추대해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돌연 '출마'로 입장을 뒤집으면서 내홍은 극에 달했다. 결국 손 후보가 '불출마'로 최종 입장을 정리하면서 사태는 진정됐지만 이같은 '공천파동'이 당 이미지에 큰 상처를 남겼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공명선거 선포식에서 "지금 바른미래당 내 가장 분노한 집단은 어디겠는가. 정말 중앙당의 횡포로 인해서 낙선한 분들, 그 마음을 한 번이라도 어루만진 적이 있는가"라며 "열심히 지역에서 뛰고 있는데, 대부분 3등이 예상되는 가운데서 '3등할 후보를 공천하면 안 된다'는 이런 공천 추태가 어디서 먼저 시작됐는지 당원들은 다 기억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