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투자분석가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주가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뉴욕 증권거래소가 다시 ‘터키 리스크’에 노출됐다. 3대 지수로 뽑히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S&P500지수, 나스닥종합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15일(현지시각)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0.54% 하락했다. 전날 2만5,299로 장을 마감했지만 15일 개장과 함께 150p 가까이 떨어졌다. S&P500지수는 0.76%, 나스닥종합지수는 1.23%로 하락폭이 더 컸다.

터키 리라화가 폭락하기 시작한 7일(현지시각)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걷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지난 14일 100p 이상 반등하는데 성공했다. 투자자들이 신흥국의 통화위기보다 미국경제의 견고한 성장세에 주목하기 시작한 영향이다. 역대 최악으로 폭락했던 리라화 가치(13일 기준 달러당 6.88리라)도 이날 8% 상승하며 한 숨 돌렸다.

그러나 터키와 미국의 경제 갈등이 심화되면서 모처럼 반등한 뉴욕 증시도 다시 고개를 숙였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터키는 15일(현지시각)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자동차와 주류, 담배에 60~140%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으며, 쌀과 견과류, 화장품 등도 새로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각)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두 배로 높인 것에 대한 보복조치다.

터키의 경제규모 자체는 크지 않으며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 기업들도 적지만, 통화 리스크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주요 신흥국 시장으로 전이되면서 국제 투자시장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슈왑금융투자센터의 랜디 프레데릭 부대표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터키 사태는 1997년의 타이 바트화 폭락을 떠올리게 한다”고 경고했다. 당시 타이에서 시작된 화폐폭락사태가 아시아 외환위기로 번진 것처럼 터키의 통화위기가 주변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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