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올해 상반기 은행권 CEO 보수킹에 올랐다. <한국씨티은행 제공>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올해 상반기 실적 정체에도 두둑한 보수를 챙겼다. 상반기 보수 총액만 16억원에 육박한다. 이는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권 CEO들 중에서도 가장 많은 액수다.

◇ 상반기 순이익 0.1%↓… 박진회 행장 보수는 전년대비 48%↑

은행권의 상반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전년에 이어 올해도 큰 폭의 이익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8조4,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000억원 증가했다. 이자이익이 늘어나고 대손 비용이 줄어든 것이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다만 외국계은행인 한국씨티은행의 업황 호황세에도 정체된 실적을 보였다. 씨티은행은 올해 상반기 전년대비 0.1% 줄어든 1,17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총수익은 6,149억원으로 전년보다 2.6% 늘었다. 이자수익이 5,333억원으로 0.8% 증가했고 비이자수익이 972억원으로 28.6%의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대손충당금이 늘어나면서 순이익 개선에 브레이크를 건 것으로 분석됐다. 씨티은행은 상반기 충당금 전입액이 전년 동기(434억원)보다 39.1% 늘어난 604억원을 기록했다.

다른 은행들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실적을 냈지만 씨티은행 CEO는 남부럽지 않은 보수를 챙겼다. 박진회 행장은 올해 상반기 은행권 CEO 가운데 가장 많은 보수를 챙겼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 행장은 올해 상반기 15억9,1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박 행장은 급여 2억4,000만원, 상여금 13억5,100만원을 각각 받았다. 보수 총액에는 이연된 씨티그룹 주식보상 8,692주와 현금보상 6억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올 상반기 보수는 전년 같은 기간(10억8,100만원)보다 48% 증가했다. 박 행장은 작년 상반기에 이어 올해도 보수킹의 올랐다.

씨티은행 측은 상여금 지급 배경에 대해 “우수한 자산 건전성 유지, 수익선 개선 등으로 공동지표 전 부문에서 목표를 초과 달성한 점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또 “소비자금융 전략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행 한 점, 기업금융의 아시아 지역 비즈니스 확대 기반을 견고히 한 점, 내부통제 체계 강화 및 고객 보호를 위한 윤리 의식 제고를 바탕으로 하는 조직문화를 발전시킨 리더십 등이 고려됐다”고 덧붙였다.

◇ 올초 구설 속출에도 은행권 CEO ‘보수킹’ 

박 행장은 2014년 10월 취임해 올해 임기 5년차를 맞은 CEO다. 지난해 9월 연임에 성공해 임기가 3년 연장된 바 있다. 은행 측은 점포 통폐합 등 ‘차세대 소비자금융 전략'을 차질없이 진행한 점을 높이 사 재선임을 결정했다. 박 행장은 지난해 자산관리(WM) 및 비대면채널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점포 축소를 단행, 영업점 지점을 126개에서 36개로 줄인 바 있다. 점포 통폐합 후 안착에 힘써온 점을 고려해 높은 성과급이 지급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본사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 평가는 다소 엇갈리고 있다. 점포 축소 전략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평가가 아직 존재하는데다 최근에는 금리 부당 산출 논란까지 불거지며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 최근 씨티은행은 27건의 대출금리 부당산출한 사실이 드러나 환급 절차를 진행한 바 있다. 적발된 건수와 금액은 크지 않았지만 신뢰 부분과 직결된 사안이었던 만큼 논란을 피하진 못했다.

여기에 올초 배당 결정을 놓고도 구설을 산 전력도 있었다. 지난해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은 배당 유보를 검토한다고 밝혔지만 올해 초 939억원 배당을 결정해 말 바꾸기 논란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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