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화학이 올해도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개인회사 밀어주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그룹 홈페이지>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이수화학이 올해도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개인회사에 대한 ‘밀어주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경제민주화 행보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수화학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이수엑사켐을 통해 56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 461억원보다 100억원 이상 증가한 규모다.

이는 이수화학의 이수엑사켐 밀어주기가 증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수엑사켐의 사업구조 때문이다. 이수엑사켐은 석유화학제품 및 정밀화학제품과 그 부산물의 판매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수화학 등 이수그룹 계열사 제품을 사들여 판매하는 것이다. 별도의 생산 및 가공 과정은 없다.

따라서 이수화학의 이수엑사켐에 대한 매출액은 이수엑사켐의 매출 및 수익으로 직결된다. 일종의 ‘통행세’를 거두는 구조인 셈이다.

이는 그간의 실적을 통해서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 이수화학과의 거래규모와 이수엑사켐의 매출규모가 궤를 같이 한다.

이수엑사켐은 지난해 1,683억원의 매출액을 올렸고, 매출원가는 1,513억원이었다. 이수화학을 통한 매입액은 956억원이었다. 2016년엔 이수화학으로부터 861억원 어치를 매입해 1,140억원의 매출원가와 1,34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수화학으로부터의 매입액이 늘어날수록 매출액도 늘어났다.

문제는 이수엑사켐이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개인회사라는 점이다. 김상범 회장은 이수엑사켐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의 사익추구를 위한 전형적인 일감 몰아주기에 해당한다. 이수화학이 생산한 제품을 가져다 팔며 수익을 내고 있는 이수엑사켐은 그간 배당을 통해 김상범 회장에게 수십억원대 현금을 안겨줬다.

이수화학의 이수엑사켐 밀어주기는 단순히 제품 거래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수엑사켐은 지난해 말 기준 409억원의 매입채무를 이수화학에 지고 있다. ‘외상값’에 해당하는 항목이다. 또한 이수화학은 이수엑사켐의 차입금에 대해 지급보증도 제공 중이다. 차입금 규모는 1,296억원에 달한다.

이수화학 역시 김상범 회장의 개인회사라면 문제가 없을지 모르나, 이수화학은 엄연한 상장사다. 소액주주들이 지분 46.65%를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주주의 개인회사를 전방위 지원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크다.

김상범 회장의 개인회사에 대한 이수그룹의 지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비상장사인 (주)이수 역시 매년 매출의 대부분을 그룹 계열사에서 거두고 있다. (주)이수는 이수엑사켐이 지분 67.4%, 김상범 회장이 32.6%를 보유한 김상범 회장 개인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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