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8년여만에 구제금융을 완료했다. 그리스는 구제금융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제고하고 재정적자를 해소하는데 성공했지만, 실업률과 국민소득이 떨어지는 것은 막지 못했다. 사진은 그리스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 <뉴시스/AP>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그리스가 기나긴 구제금융의 터널을 빠져나왔다.

그리스 총리는 8월 20일(현지시각) 그리스의 구제금융이 공식적으로 종료됐다고 선언했다. 지난 2010년 5월 IMF와 유럽중앙은행, 유럽연합으로부터 자금을 공급받기로 결정한 후 8년 3개월여 만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부채가 급증하면서 국가부도 위기에 몰렸던 그리스는 구제금융을 통해 재정정상화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한때 360억유로까지 늘어났던 그리스의 재정수지 적자는 2016년을 기점으로 흑자 전환했다. 극도의 부진에 빠졌던 그리스 경제 역시 최근 되살아난 모습이다. GDP 성장률은 작년 1월을 기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 4월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2.33%(전년 동월 대비)를 기록했다.

다만 그리스 경제가 제 모습을 찾기까지는 남은 과제도 많다. 우선 정부가 재정정상화를 위해 지출구조조정과 세금인상 정책을 펴면서 시민들의 삶이 어려워졌다. 그리스의 GDP 대비 조세수입의 비율은 38.56%까지 높아졌으며, 이는 OECD 평균보다 4%p 이상 높다. 노동자의 조세부담률은 프랑스에 이은 2위다.

블룸버그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그리스의 2017년 가처분소득은 2009년 대비 33.6%, 고용률은 17.6% 떨어졌다. 노동자의 평균임금 또한 2010년의 84% 수준으로 낮아져 그리스 시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트린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실질소득이 줄어들고 일자리가 부족해지자 내수시장도 얼어붙었다. 그리스 경제학자 아리스토스 독시아도스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그리스의 내수시장은 죽어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가장 우선적인 과제는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는 의견을 밝혔다. 재정적자 위기가 어느 정도 해소된 이상, 경제성장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선 조세정책노선을 변경해 중산층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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