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는 일반 승용과 RV 모두 균형 잡힌 라인업과 판매실적을 구축하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일반 소비자들이 자가용으로 구입하는 자동차를 구분하는 가장 큰 틀은 일반 승용과 RV다. 세단을 필두로 경차, 해치백 등이 일반 승용에 해당하고, 레저용 차량(Recreational Vehicle)을 의미하는 RV엔 SUV와 MPV(미니밴)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두 축에서 균형 잡힌 라인업을 갖추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안정적인 판매실적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측면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바로 기아자동차다.

기아자동차는 일반 승용 부문에서 7종, RV 부문에서 8종의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일반 승용에 속하던 프라이드가 단종되기 전까진 8대8로 완벽한 균형을 이뤘다. 단지 라인업 숫자만 그런 것은 아니다. 비등한 판매실적으로 기아차를 이끌고 있다.

기아차의 7월까지 누적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일반 승용이 13만9,223대, RV는 13만8,583대다.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일반 승용 8종, RV 5종의 라인업을 운영 중인 가운데, 7월까지 누적 판매실적도 각각 16만2,704대, 11만1,329대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아직까진 세단 라인업만 선보이고 있는 제네시스 브랜드까지 더하면 그 차이는 더 크다.

이는 나머지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지엠의 경우 일반 승용 8종, RV 4종을 판매 중이며, 7월까지 각각 3만7,118대, 9,794대의 누적 판매실적을 기록 중이다. 르노삼성자동차도 RV 라인업은 QM6와 QM3 2종뿐이고, 쌍용자동차는 아예 SUV 전문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기아차도 2014년까지는 일반 승용이 압도적 비중을 보였다. 2013년 일반 승용 판매실적은 27만7,539대, RV는 12만5,680대로 2배 이상 차이 났고, 2014년에도 일반 승용은 26만280대, RV는 14만6,542대로 차이가 컸다.

변화가 찾아온 것은 2015년부터다. 일반 승용이 24만8,057대, RV가 21만4,320대로 격차가 크게 좁혀지더니 2016년엔 일반 승용 23만9,216대, RV 23만5,891대로 같은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해에는 아예 RV가 더 돋보였다. 일반 승용은 21만3,588대로 줄어든 반면, RV는 24만2,875대를 기록했다. 2005년 이후 처음으로 RV가 일반 승용보다 높은 판매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추세는 기아차에게 일반 승용의 부진이라는 고민을 던져준다. 다만, 시장 환경이 달라진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전 세계는 물론 국내에서도 RV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일반 승용의 감소세는 아쉽지만, 시장 환경 변화에 잘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실제로 기아차는 2013년 27만대를 넘겼던 일반 승용 판매실적이 지난해 21만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일반 승용과 RV를 합산한 판매실적은 2013년 40만3,219대에서 2014년 40만6,822대, 2015년 46만2,377대, 2016년 47만5,107대, 지난해 45만6,463대로 더 증가했다.

더욱이 올해는 일반 승용 부문까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7월까지 일반 승용 누적 판매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4% 증가했다. RV 역시 4.2%의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근래 가장 좋은 판매실적을 기록한 2016년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기아차가 균형 잡힌 라인업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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