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가 딜라이브 인수를 검토 중이다. 사진은 CJ헬로 사옥. < CJ헬로 제공>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CJ헬로가 딜라이브의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유료방송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최근까지 매각대상으로 언급된 곳이 덩치키우기를 시도하는 셈으로, 몸값 올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다만 업계에선 쇠퇴일로를 걷던 케이블TV 시장에서 CJ헬로의 공격적인 행보가 나쁘진 않다는 시선을 보낸다.

23일 방송통신업계에 따르면 CJ헬로는 최근 딜라이브의 인수를 위한 검토에 착수했다. 이들은 딜라이브의 가입자 규모 등을 실사한 후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딜라이브의 인수) 검토에 착수한 건 맞지만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 CJ헬로의 딜라이브 인수검토, 몸값 불리기? ‘

업계에선 CJ헬로의 이 같은 행보에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일각에선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CJ헬로가 SK텔레콤에 매각불발 후 꾸준히 매물업체로 언급됐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CJ헬로 매각설은 지난 6월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일몰로 폐지되면서 더욱 확산되기도 했다. 규제폐지로 KT도 적극적으로 인수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CJ헬로가 덩치를 키워 매물가격 올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낸다.

실제 딜라이브는 수도권 중심의 케이블TV 사업자로, 약 21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 중이다. 이는 국내 유료방송시장에서 점유율은 6%가량으로, CJ헬로(13%)가 인수할 경우 점유율은 20%에 달한다. SK브로드밴드(13.7%)를 제치고 2위 업체로 오르게 된다. 추후 통신사들과의 매각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CJ헬로가 케이블TV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행보라 해도 나쁘진 않다는 평가다. 현재 케이블TV는 IPTV에 밀려 쇠퇴일로를 걷지만, 규모가 커진다면 사정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룹 차원에선 콘텐츠 공급기업인 CJ ENM도 존재해, 케이블TV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계 입장에선 환영할만한 일로, 장비구매를 비롯해 콘텐츠 협상 등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소비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이동통신도 3사가 운영하면서 독과점 형태로 진행됐는데, 방송시장마저 IPTV에 다 먹힌다면 (좋은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고 말했다.

◇ 관건은 ‘딜라이브 매물가’… CJ그룹 참여하나

CJ헬로의 딜라이브 인수가 성사되기 위해선 거래가격 협상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언급되는 딜라이브의 매각대금은 1조4,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 수준이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케이블끼리 합병 시 콘텐츠 구매와 홈쇼핑 협상 등에서 시너지는 발생 가능하다”며 “다만 CJ헬로가 딜라이브에 1조4,000억원의 가치를 부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거의 없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가입자당 가치 25만~30만원 수준이라면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현재 언급되는 인수가격은 SK텔레콤이 CJ헬로 인수 당시 제시한 금액보다 높기에, 진행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말했다. 또 “2분기말 기준 CJ헬로의 부채비율은 95%, 순 차입금은 6,500억원”이라며 “자금 조달 여력도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인 CJ오쇼핑의 도움을 받지 않고 CJ헬로 단독으로 인수하는 전략은 아닐 것”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지원이 있을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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